[사설] 아동학대,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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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아동학대는 가정의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사건으로, 그 관심이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코로나 확진자와 같이 증가하는 아동학대 사건

아이들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등교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수업과 재택근무로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동학대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아동학대 의무 신고자는 ▲교사·강사 ▲의료인·의료기사 ▲청소년단체 종사자 ▲아동시설 종사자 등으로 아동과 밀접히 접촉하며 학대 사실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집 밖에 나가지 못하는 코로나 시대에 아이들을 관찰하고 신고할 사람은 부재하다.

학교에 가면 아이들은 아동학대 의무 신고자의 관찰 아래 보호받을 수 있다. 그러나 온라인 수업으로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자, 관찰이 힘들어 학대 발견이 어려워졌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하 아보전)의 위기아동 방문조사도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방문 조사를 거부하는 일이 계속되며 암수(暗數) 학대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실태다.

결국, 제자리

학대를 당한 아이들은 보호받지 못한다. 보건복지부 ‘2018년 아동학대 주요 통계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로 사망하거나 심한 학대를 당한 아이들의 가해자는 97% 이상이 부모, 대리양육자, 친인척이며 그중 76.9%가 부모다. 아동학대는 원가정, 같은 공간에서 거주하고 생활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많이 일어난다. 그러나 학대당한 아이들의 82%는 아동복지법 4조 원가정 보호 원칙으로 인해 폭력의 현장인 집으로 돌아간다.

‘인천 계부 목검 사건’은 5살 아이를 목검으로 때려 숨진 사건이다. 아이는 친모의 신고로 부모와 격리돼 보육원에 2년 동안 살았다. 그 후 부모가 아이와 살겠다고 하자, 아보전에서 아이를 집에 돌려보냈고, 아이는 귀가 27일 만에 사망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생후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의 피해자 정인이는 사건명처럼 태어난 지 1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피해자는 너무도 어린 나이에 학대를 당했기에 그 삶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학대를 당한 아이들에게는 삶의 기준, 학대의 기준이 없다.

16개월 아이가 자신이 학대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자각하고 신고할 수 있을까.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동 학대를 스스로 신고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10대 후반 청소년이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은 신고를 기다리기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아동학대는 이웃의 신고가 절실하다.

자극적인 이슈 거리에 불과하다

언론은 단발성 보도에 그친다. 학대 이후에 아이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에 집중하지 않고, 그 폭력이 얼마나 끔찍했는지에 집중한다. 언론은 피해자의 추후 삶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아동학대 사건은 잠깐 이슈가 됐다가 사그라든다. 아동학대와 관련한 대처와 법률이  마련됐는지 보도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아동학대는 남의 일, 자극적인 이슈 거리일 뿐이기에 곧바로 다른 이슈에 눈을 돌리고 만다. 지속적 관심이 없다면 정부의 대책도 없다. 언론의 자극적인 프레임에 따라 자극적인 이슈만을 소비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이제는 똑바로 바라봐야 할 때

한 달에 한 번씩 아동학대 사건이 보도되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아동학대 문제는 가정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들이 다시 폭력의 현장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범죄자의 품에 돌아가지 않도록 우리가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

피해 아동은 학대의 트라우마로 인해 정상적인 삶을 살기 어렵다. 2013년에 있었던 ‘칠곡 계모 학대 사건’의 피해자였던 아동은 현재 성인이 됐다. 그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트라우마로 인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학대의 트라우마는 평생 가지만, 피해자에 대한 보호 기간은 짧기 때문에 정신적 후유증 극복의 치료는 개인의 몫이다.

우리가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다면 정부는 법률을 바꿀 것이고, 언론은 보도 방향을 바꿀 것이다. 무엇보다 가정폭력이 가정의 일이라는 인식을 바꿔 신고율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동학대는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다.

글 | 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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