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획] 용기 있는 자들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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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공공시설 처리 기준)은 848톤이다. 이는 코로나19로 전년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수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갖는 사람 또한 증가했다. 그 중심에는 친환경 행보에 앞장서는 작은 상점이 있다.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오라’는 슬로건으로 리필스테이션과 회수센터를 운영하는 망원동의 알맹상점을 방문했다.


△ 알맹상점의 리필스테이션. 다양한 세제류와 화장품, 식료품을 소분해서 구매할 수 있다.

상점의 리필스테이션에서는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이외에도 찻잎, 올리브유 등의 식료품과 다양한 화장품을 소분해서 구매할 수 있다. 제품 구매는 한 통 단위가 아닌 4g당 19원처럼 무게 단위로 이뤄진다. 이 방식은 필요한 만큼 적은 용량도 구매할 수 있어 과소비를 줄일 수 있다. 구매 방식은 간단하다. 빈 용기 무게를 잰 뒤, 용기에 원하는 제품을 담고 다시 무게를 측정한다. 그렇게 측정한 무게를 용기에 적고 계산하면 된다.


△빈 용기에 세제를 옮겨 담고 있다.

세제를 담은 뒤 다시 무게를 측정했다. 본 세제는 375g이 나왔다.

이주은 알맹상점 공동대표는 “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소소하지만 필요 없는 물건을 선물로 받기보다 거절하는 것이 먼저다. 운동화를 구매하면 사용하지 않는 여분의 운동화 끈을 빼서 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먹는 커피 또는 배달 음식을 산책 겸 직접 가게에 방문해 용기에 담아가면 일회성으로 버려지는 용기를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알맹상점의 제로웨이스트 상품들. 스테인리스 빨대부터 유리 빨대, 대나무 빨대까지 여러 종류의 빨대가 구비돼있다

알맹상점은 페트병 뚜껑과 우유팩, 운동화끈을 모아 치약짜개, 주머니 끈 등 새로운 물건으로 탈바꿈시킨다. 그렇게 재활용시킨 자원의 양은 올해 1~3월까지만 해도 800kg 이상이다. 그러나 일반가정에서 배출하는 폐기물량은 전체 폐기물량 지표에서 매우 적은 수치다. 환경을 위해서는 기업과 국가의 노력이 막중하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기업이 적극적으로 플라스틱을 벗기고, 재활용이 용이한 제품을 만들도록 요구하는 목소리를 모아야 한다. 제일 효과적인 방법은 일회성 제품이나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는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것”이라며 소비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설명했다. 실제로 알맹상점을 포함한 27개 단체·제로웨이스트 상점들은 정수기 업체 브리타코리아에 온라인 서명문을 제출하고 폐필터를 모아 필터 수거·재활용 프로그램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브리타코리아는 ‘플라스틱 폐필터 수거·재활용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는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알맹상점은 새로운 도약을 나선다. 이 대표는 “올해 서울역 옥상정원에서 플라스틱으로 직접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갈 수 있는 ‘플라스틱 달고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쓰레기 업사이클링의 어려움을 직접 체험해보고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망원동의 작은 상점은 사람들의 노력과 실천으로 작지만 큰 변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우리도 이들의 도약에 힘을 실어보는 건 어떨까. 용기 있는 자들이 세상을 변화시킨다.

취재, 사진 |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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