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우리대학에는 녹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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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중립으로 가는 길, 대학의 역할은?

그린캠퍼스는 지속가능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환경부가 제시한 기준에 따라 선정된 대학이다. 현재 우리대학은 그린캠퍼스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 우리대학이 그린캠퍼스가 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기후위기 시대의 대학

기후위기로 인해 인류를 포함한 지구의 모든 생명은 현재 유례없는 위험 속에 놓여있다. 지난달 27일 기상청 산하 국립기상과학원은 지구 평균기온이 1.5도 상승하는 시점이 2028~2034년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8년 *IPCC의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서 예상한 2030~2052년에 비해 10년가량 앞당겨진 시기다. 매년 악화되는 기상이변과 짧아지는 사계절 주기만으로도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깨달을 수 있다. 기후위기 시대 대학의 역할은 무엇일까.

환경부는 2011년 4월부터 현재까지 자체적으로 그린캠퍼스를 선정해 운영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린캠퍼스 선정 기준은 ▲지속가능한 운영 영역 ▲교육 및 연구 영역 ▲참여 영역 ▲친환경 교정 영역으로 나뉜다. 운영과 교육 영역에서는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한 시스템의 여부와, 환경과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태도 및 행동 변화 유도를 기준으로 삼는다. 참여 및 친환경 교정 영역에서는 지역사회 기여 및 네트워크 활동 여부와 온실가스 대량 배출원인 대학이 이를 절감할 수 있을지 점검한다. 그렇다면 우리대학은 이 기준을 얼마나 충족하고 있을까.

태양광 발전소 있지만, 에너지 효율 시설 및 체계 여전히 부족해

우리대학이 ‘친환경 교정 영역’에 부합한지 알아보기 위해 총무처 시설관리팀을 취재했다. 조영훈 시설관리팀 팀장은 현재 우리대학 내에 ‘에너지 효율 관련 설비’로 태양광 발전소가 있다고 답했다. 2014년 6월에 완공한 태양광 발전소는 시설관리팀 전기실에서 관리한다.

△ 우리대학 중앙 도서관 옥상에 설치돼있는 태양광 발전소.

조 팀장은 “도서관 건물 옥상에 50kW 용량의 태양광을 발생시켜서 한국전력공사에 *매전하고 있다”며 “태양광 발전량에 따라 월평균 50만원의 수입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행복기숙사 옥상에 위치한 25kW 용량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사용해 자가 소진을 진행 중이다. 이어 조 팀장은 “교내 건물 옥상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더 설치하려 했으나, 공간이 좁아 설치할 수 없어 아쉽다”고 전했다.

에너지 효율을 위한 노력으로는 “기존에 사용했던 1등당 250W 할로겐램프를 LED 조명 80W로 교체했다. 또한, 각 건물 내 강당 및 강의실 조명도 LED 조명으로 순차적으로 교체해 전기 사용량을 절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9년 그린캠퍼스로 ▲서울대학교 ▲신한대학교 ▲인천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교 ▲충북보건과학대학교가 선정됐다. 서울대학교는 신축 건물의 제로에너지 빌딩 조성을 확대하고, 대학형 건물 통합 에너지 관리 체계를 도입했다. 인천대학교는 BEMS(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구축에 따른 에너지 사용량 모니터링(건물별 냉온수 및 열원 모니터링, 유량/열량 감시 모니터링)과 대학 옥외 신재생에너지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했다.

그린캠퍼스로 선정된 타대학과 비교했을 때, 우리대학은 시설과 구체적인 모니터링 체계도 부족한 실정이다. 대학 메인 홈페이지는 에너지 관련 정보도 공개하고 있지 않다. 환경 학회 공기 네트워크(이하 ‘공기’) 이정민(미콘 3) 학우는 덧붙여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학내 구성원 간 이면지를 모아 공동으로 쓸 수 있는 구조를 만들거나, 공유컵 대여와 같은 체계를 도입하면 좋겠다”며 “대학이 학내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 위한 개입 및 지원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체적인 환경 교육 필요

지난 4월 6일, 우리대학 김기석 총장은 생활 속 플라스틱 줄이기를 위한 캠페인인 ‘탈 플라스틱 고고 챌린지’에 동참하며 “성공회대는 생태의 가치를 중시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생태 관련 정규 교과목 운영, 도시농부 프로젝트 등 생태교육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대학에는 생태교육과 활동을 전담하는 연구 기관인 농림생태환경연구소(이하 연구소)가 있다. 연구소는 농업·생태·환경·생명 관련 연구와 교육 등의 활동으로 학문 발전에 이바지하고, 궁극적으로 대학이 생태적이고 환경친화적인 공간으로 우리 사회에 기여하고자 2019년 8월 설립됐다. 시행 사업으로는 ▲농림·생태·환경·생명 관련 학술 연구 ▲도시 농업 사업 ▲연구 관련 국내외 네트워크 구축 및 교류 활동 등이 있다. 김병수 연구소 부소장은 “서울시의 지원으로 학교 곳곳에 텃밭과 정원을 조성해 도시 농업의 다원적 기능(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기능)을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5월 27일, <기후위기와 지속가능한 농업>을 수강하는 학우들이 ‘농사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김병수 농림생태환경연구소 부소장)

김 부소장은 “대학에서의 환경 교육은 여러 형태의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역량’을 갖춘 시민을 양성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환경 역량은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지속가능한 사회의 관점에서 환경 문제의 해결을 모색할 수 있는 역량을 말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환경·생태 관련 기초 소양을 갖추고, 쟁점들을 파악해 환경 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생태 관련 교양 과목으로는 ▲기후변화의 이해 ▲환경과 인간 ▲자연과 생명 ▲대안경제와 생태사회 ▲기후생명캠프 ▲기후위기와 지속가능한 농업이 개설돼있다. 우리대학은 ‘과학기술과 에콜로지’를 교양 필수 과목으로 모든 학생이 이수하도록 돼있다. ‘공기’ 소하연(사회 2) 학우는 “(수업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배경지식을 배울 수 있었다. 필수 교양으로 기후위기와 생태를 다루는 것은 긍정적이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기후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

현재 전 지구적으로 기후 비상사태에 처해 있다. 온실가스 대량 배출원 중 하나인 대학은 그 책임에 걸맞는 대응책을 제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2018년도 서울 소재 대학의 전체 전력사용량은 97만1646MWh이다. 이는 강북구의 전력사용량인 94만4660MWh 보다 큰 규모이다. 따라서 국내대학은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 기후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공기’ 이시원(사회 3) 학우는 “대학은 다양한 학생 구성원과 교직원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고 특정 지역에 기반한다. 기후위기와 다른 환경 문제를 공론화하고, 그린캠퍼스로 만들 때 (대학의) 영향력이 크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은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학내 구성원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낼 동력이 있다. 에너지 사용량을 비롯한 환경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전담 부서를 개설하는 것으로 첫발을 내디뎌야 한다.

김 부소장은 대학 환경 교육의 방향성이 “성공회대학교가 추구하는 ‘인권·평화·생태·민주의 가치를 중심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연대를 실천할 수 있는 시민’과도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운영에 대한 고민은 우리대학이 추구하는 가치와 같은 곳을 바라본다. 환경과 대학의 유기적 연대를 이루는 그린캠퍼스. 우리대학이 추구하는 가치의 연장선이지 않을까.

취재 | 홍은솔 기자, 이혜성 수습기자
사진 | 김다영 기자

* IPCC : 기후 변화와 관련된 전 지구적 위험을 평가하고 국제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으로 설립한 유엔 산하 국제 협의체.
* 2등용 : 하나의 전구 기둥에 2개의 전구가 붙어있는 것.
* 매전 : (태양열) 발전을 통해 얻은 전기를 판매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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