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체 학부 학생회 꾸려졌으나 전공대표·총학 모두 부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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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비대면 보궐선거, 대표자들의 이야기

지난달 11일, 사회융합자율학부(이하 사융) 학생회 ‘온기’ 당선을 끝으로 학생기구 보궐선거가 마무리됐다. 코로나19 상황 속 처음으로 이뤄진 비대면 선거에서 두 학부의 학생회가 꾸려졌지만, 많은 혼란도 존재했다. 총학생회(이하 총학) 후보 ‘오늘’의 ‘모두의 화장실’ 공약이 도마 위에 올랐고, ‘온기’의 부후보 선거세칙 위반 논란도 제기됐다.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이하 미콘) 학생회 ‘너머’ ▲사융학부 학생회 ‘온기’ ▲사회복지학과(이하 사복) ‘SW’ 정후보 ▲총학 ‘오늘’ 부후보를 만나 선거를 돌아보고 활동 계획을 질문했다.

단절된 공간을 넘어··· 투표율 50.55% ‘너머’ 당선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공존 꿈꿔”

미콘학부 학생회 ‘너머’가 당선의 기쁨을 가장 먼저 맛봤다. 미콘학부 선거는 최종 투표율 50.55%로 찬성 171표, 반대 11표로 다수의 지지를 받으며 마무리됐다. 신한빛 정학생회장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든든한 사람들이 함께해준 덕분”이라며 선거본부(이하 선본)와 학우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계속 연대하고 싶다”는 신한빛 ‘너머’ 정회장.

신 정회장은 “꿈꾸던 일을 실현할 수 있게 돼 설레지만, 겁나기도 한다”며 코로나19 상황 속 사업 운영에 걱정을 드러냈다. 학우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한정되면서 익명 커뮤니티에 강하게 의존하게 된 탓이다. 그는 “학내 평등 문화가 침체하고 혐오 표현이 만연해진 것 같다”며 학내 공론장 회복을 위한 학생회의 책무를 고민했다. 이러한 고민은 ‘너머’의 핵심 가치인 ‘관계’와 ‘소통’으로 이어졌다. ‘너머’는 이 가치들을 반영해 ▲친하게해ZOOM파티 ▲내 손을 잡아(스터디 챌린지) ▲학생회 자체 콘텐츠 제작 ▲전공 운영 TF ▲교육권 모니터링 ▲인권 모니터링 ▲공존 프로젝트 ▲평등/에코 가이드북 제작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신 정회장은 가장 주목해야 할 공약으로 공존 프로젝트를 언급했다. 공존 프로젝트는 매달 학우들과 논의할 의제를 선정하고 실천 캠페인을 진행하는 공약이다. 의제 분야는 패스트 패션, 제로 웨이스트, 한 끼 챌린지와 같은 환경 분야부터 장애인 인식 개선, 페미니즘, 성소수자 등의 인권 문제까지 폭넓게 구성할 계획이다. 이번 달에는 노동절을 맞아 학내 노동자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하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신 정회장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왔던 사회 속의 다양한 문제를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며 학우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또한, 그는 우리대학의 학부제 커리큘럼이 실습이 동반되는 미콘학부에 부적합하다고 느꼈다. 성급한 학부제 개편으로 전공 소홀, 실습 프로그램 부족 등의 문제가 야기됐기 때문이다. 신 정회장은 “학과제 때는 실습실을 통한 교류가 활발히 이뤄졌다고 들었는데, 학부제 이후 실습실을 이용하는 프로그램이 부재하다. 1학년 때 강의를 들으면서 실습실, 기자재 사용과 관련해 배운 내용도 아예 없었다”며 실습 프로그램 부족과 학부 학우 간 교류가 단절된 우리대학 커리큘럼을 비판했다.

학부제 개편으로 생긴 틈을 메우려는 공약이 전공 운영 TF와 스터디 챌린지다. 신 정회장은 전공 운영 TF를 통해 “부족한 전공 특화 프로그램이나 실습비 활용 방안, 학부제 커리큘럼에 대한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협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라며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밝혔다. 스터디 챌린지 또한, 미콘학부 학우 간 교류를 활발히 하려 모색한 방안이다. 함께 배울 의지가 있는 학우들을 멘토와 멘티 구분 없이 연결해 실습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 신 정회장은 “공부를 넘어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미콘학부의 특성을 살렸다”며 강조했다.

신 정회장은 인터뷰 내내 ‘공존’을 언급했다. ‘너머’에게 있어 공존은 전체 공약을 관통하는 단어 같았기에 어떤 공존을 만들어가고 싶은지 질문했다. 이에 신 정회장은 “정상성의 경계를 넘어,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계속 연대하고 함께 공부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안녕과 환대의 응답사융 제4대 학생회 온기당선

‘온기’가 투표율 52.44%로 당선되면서, 제3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이어 사융학부를 대표하는 학생기구로 출범했다. 임순영 정학생회장은 “학우들이 저희가 내세운 ‘안녕’과 ‘환대’라는 기조에 공감하고 필요성을 느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찬성표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되새기고, 기권표와 반대표를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기조를 기반으로 활동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전했다.

△‘안녕’과 ‘환대’라는 기조를 내세운 제4대 사융 학생회 ‘온기’. 좌측부터 임순영 정회장, 신채원 부회장.

선거 기간 중 학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 부후보의 세칙 위반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글 작성자는 부후보가 개인 SNS에 공유한 선거 홍보물이 일부 차단된 계정에는 보이지 않았다며, 부후보 행위의 부적절성과 위법성 여부를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공개 질의했다. 선관위는 부후보가 공유한 홍보물이 공식 SNS와 에타에 동일하게 게시됐고, 선관위원 전원은 SNS 차단 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을 근거로 “선관위의 견제와 감시 기능이 온전히 작동했고, 질의자의 권리 침해로 보기 어렵다”고 답변하며 논란을 종결시켰다. 신채원 부학생회장은 “룰미팅에서 정한 선거세칙에 따라 공개 계정으로 전환했고, SNS ‘친한 친구‧스토리 숨김’ 목록을 선관위에 제출했다”며 선거세칙을 이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에타에서 이뤄진 공론화 과정에서 신 부회장의 SNS 계정은 개인정보와 사진이 가려지지 않은 채 공개됐다. 그는 “계정을 통한 직접적인 연락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했다”며 당시 심경을 전했다.

‘온기’는 핵심공약으로 ▲안부 프로젝트 ▲인권 모니터링 ▲교육권 국서 운영 ▲환대 프로젝트 ▲학내 의제 집담회 ‘아고라’ ▲소모임 활동 지원 ▲2021 옹기종기 영화제 ▲사회융합자율학부 대회 신설 ▲환영받는 학생회 ▲사이트 ‘사융다움’ 개설을 내세웠다. 신 부회장은 “학교와의 연결을 위해 저희가 노력해야 할 공약은 ‘교육권 국서 운영’이고, 학우들의 많은 참여로 이뤄낼 수 있는 공약은 ‘아고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육권 국서 운영과 학내 불법 촬영기기 정기 검사 등 총학 후보와 겹치는 공약이 존재했던 만큼, 총학 선거 무산으로 ‘온기’ 공약 추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임 정회장은 “총학이 부재해도 당연히 목소리를 내야 하는 문제”라며 “교육권 모니터링의 경우 타 학부와 TF팀이 결성돼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학사 과정 전반에 관한 학우들의 의견수렴은 교육권 세미나를 비롯한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이행할 전망이다. 신 부회장은 “학교와 교수들의 입장도 들으면서 교육권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내 화장실 불법 촬영기기 정기 검사 공약 또한 “구로구청에서 기기를 대여해 변동 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임 정회장은 임원장학금 체계 확립 공약을 설명하며, 정확한 분배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총 4개 전공으로 구성된 사융학부에는 임원장학금 400만원이 할당되고, 이를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와 학생회 내부 조율을 통해 유동적으로 분배한다. 임 정회장은 “정확한 체계가 확립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학교에 이 부분을 확인하고, 운영위와 논의해 장학금 관련 회칙을 개정할 예정”이라 전했다.

사이트 ‘사융다움’은 더 많은 학우와 소통하기 위해 개설됐다. 임 정회장은 “SNS를 사용하지 않는 학우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개설 목적을 밝혔다. 그는 정보전달뿐 아니라 사이트 안에서의 소통을 강조했다. 소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우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임 정회장은 “홍보영상을 제작해 사이트를 소개하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등 접근성을 높이려는 구상 중”이라 전했다.

신 부회장은 “선거에서 가져주셨던 관심을 학생회 사업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가져주셔야 학생사회의 꽃이 온전히 피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온기’ 사업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사복 전공대표 선거, 1표 미달로 무산돼…
“투표 마감 2시간 전에 선관위가 회칙 번복했다”

사회복지학 전공대표 후보로는 ‘SW’가 단독 출마했다. 그러나 과반수를 앞두고 단 1표 미달로 개표가 무산됐다. 미디어센터는 송지현 정후보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선거 과정에서 사융 선관위의 책임 소재를 파악했다.

송 정후보는 “선관위가 개표 관련 안내사항을 번복해 투표 독려 활동에 제약이 생기고 혼란이 있었다”고 밝혔다. 학생회칙 16장 100조 2항에 따라 단독 입후보는 찬반 투표를 진행하며 과반수의 투표를 받아야 한다. 송 정후보에 따르면, 선거 마감 6시간 전부터 과반수까지 1명이 미달인 상황이 지속됐다. 그는 투표 마감 2시간 전, 선관위로부터 “회칙상 50% 이상이면 (개표가) 가능하므로 현재 개표 조건을 충족한 상태”라고 공지 받았다고 전했다. ‘SW’는 선관위의 공지를 확인하고 당선을 확신해 투표 독려를 중단했다.

그러나 30여분 후 선관위는 앞선 공지를 번복했다. 김연하 사융 선관위원장은 “착오를 인지한 즉시 SNS 공지글을 삭제하고 단체 채팅방을 통해 정정했다”며 “개표 성사 인원이 ‘과반수’가 아닌 ‘50% 이상’으로 30여 분간 잘못 게시돼 있었으나, 투표 프로그램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밝혔다.

이후 송 정후보는 이의를 제기했고, 선관위는 공지 번복에 대한 사과를 담은 공식적인 답변서를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답변서 전달 외에 재투표는 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당시 상황이 선거세칙 11장 제52조 ‘재선거’ 여건에 해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밝혔다. 선관위는 후보단 측에 답변서 공개 의사를 물었으나, “추가적인 연락이 오지 않아 게시를 원치 않는 것으로 해석했다”며 답변서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선관위가 회칙 숙지에 부족함이 있었음을 인정하며, 잘못된 공지와 번복으로 후보단과 학우들의 혼란을 야기한 것에 사과드린다”라고 전했다.

현재 선거 관련 공지는 선관위가 운영위 채팅방에 내용을 공유하고, 이를 비대위에서 확인한 후 학생회 SNS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송 정후보는 위 과정으로 인해 공지가 지연되고, 선관위‧비대위‧운영위 간 책임소재가 불명확한 경우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선거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선관위에 명확한 커리큘럼 제작을 요청했다”라고 전했다. 이에 선관위는 차기 선관위에 커리큘럼 제작을 위임하고, 선관위 SNS를 별도로 개설할 것을 약속했다. 덧붙여 김 위원장은 오프라인 선거에 준거한 현 학생회칙의 한계를 지적하며, “이후 예정된 선거들이 온라인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대비해 온라인 선거 회칙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복 전공대표 선거가 무산되며, 현재 3명의 전공대표 대리를 제외하면 모든 전공대표 자리는 공석이다. 송 정후보는 “전공대표는 전공에 관한 세부적인 이해도가 높아, 현안을 적극적으로 다루며 해결해 나가야 하는 자리”라고 강조하며, “지금까지 학부 대표자와 전공생 간의 심도 있는 대화의 장이 없었기 때문에 전공대표단의 공석이 지속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제36대 총학 보궐선거 무산… 비대위 체제 계속된다
“벽을 넘지 못했지만, 그 벽을 두드렸다는 데 의의를 둔다”

총학 후보 ‘오늘’이 단독 출마한 제36대 총학 보궐선거는 전체 투표율 43.82%로 무산됐다. 선거세칙 제40조 ‘투표마감’에 따라 투표일을 1일 연장했지만, 끝내 투표율 50%의 벽을 넘지 못했다. 우리대학은 작년에 이어 비대위 체제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 3월 31일 진행된 ‘오늘’ 정책토론회에서 이학준 부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이학준 부후보는 “학우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공약을 만들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했던 게 크지 않았나 싶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비대면 상황에서 진행하는 선거 유세의 어려움도 이야기했다. 공약을 온라인으로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이 부후보는 “한 분 한 분 만나서 설명하고, 궁금증에 대해 답변드리지 못했던 게 가장 큰 아쉬움”이라 전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선거 유세와 학우들과의 소통은 SNS와 에타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유세 기간 내내 에타에서 ‘모두의 화장실’ 공약은 뜨거운 논란이었다. 예산과 실용성을 비판하는 의견과 더불어, ‘소수자에게만 치우친 공약’이라는 일부 여론이 조성되며 혐오 발언이 담긴 글도 여러 차례 게시됐다. 이 부후보는 “필요한 비판도 있었지만, 비판이라는 명목의 비방이나 혐오 표현도 있었다”며 “이로 인해 학우들이 학생사회를 싸우는 곳, 충돌이 일어나는 곳으로 인식하게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덧붙여 예산 비판에 대해서는 “학교와 학우들의 (재정적) 부담을 덜 수 있는 다른 방안을 제시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모두의 화장실을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었다”고 강조했다.

‘오늘’은 핵심 공약으로 ▲교육권리보장국 신설 ▲총장직선제 ▲모두의 화장실 설치 TF ▲소통달력사업을 내걸었다. 총학 선거 무산으로, ‘오늘’이 준비한 공약의 추진은 불투명해졌다. 이 부후보는 추진하지 못해 아쉬운 공약으로 총장직선제와 소통달력사업을 꼽았다. 다가오는 2022년은 총장이 새로 임명되는 시기다. 이 부후보는 “당선됐다면 다음 해 총장을 우리 손으로 뽑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총장직선제를 추진하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소통달력사업에 대해서는 “하나의 공약으로 볼 수 있는 주요 사업들을 매달 진행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로 끊겼던 학생사회의 맥을 잇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담담히 입장을 밝혔다. 비대위는 학우들이 선거를 통해 직접 선출한 기구가 아닌, 학생 대표자들이 선출한 임시기구다. 이 부후보는 “학우들이 직접 뽑은 것과 간접적으로 뽑은 것은 대표성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에 비대위는 학우들과 더 소통해야 하고, 학우들도 비대위가 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 무산으로 추진하지 못하게 된 ‘오늘’의 공약이 학부 학생회나 비대위로 이어져도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부후보는 “벽을 넘진 못했지만, 그 벽을 두드렸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며 ‘오늘’로 함께한 선거 활동을 회고했다. 총학 선본 ‘오늘’의 두드림이 다가오는 학생사회, 그리고 이어지는 빈자리를 채우게 될 비대위에 어떤 파동을 전할지 고대해본다.

취재 | 홍은솔 기자, 김다영 기자
취재지원 | 김민준 기자
사진 | 김다영 기자, 김요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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