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함께 만들었던 공동체… 성공회대소비자협동조합 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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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담론을 나눌 수 있던 이야기의 장, 회대조합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지난 1월 25일 이뤄진 조합원 총회에서 해산 결의안이 의결돼 성공회대소비자협동조합(이하 회대조합)은 해산 과정에 들어갔다. 학내 구성원이 직접 만든 회대조합은 대안적 가치를 실현했던 다양한 시도의 장이었다.

돛단배에서 회대조합까지

회대조합은 2015년 1월 대학생협동조합 준비모임 ‘돛단배’에서 시작했다. 2016년 12월, ‘소비환경의 개선’, ‘소비자 중심의 학내경제 조성’을 목표로 ‘돛단배’는 교수, 직원, 학생들과 함께 회대조합을 출범시켰다. 

회대조합은 가장 큰 사업으로 카페 ‘깐투치오’를 운영했다. ‘깐투치오’는 단순히 카페가 아니라 조합원들이 직접 운영에 참여해 함께 만들어나가는 공간이었다. ‘깐투지기’는 조합원 근무자로 매주 회의를 통해 새로운 메뉴를 기획하고, 발주할 물건을 체크하고, 텀블러 대여소와 같은 프로젝트를 기획하기도 했다. 회대조합은 ▲앞마당 파티 ▲작은교실 ▲행복기숙사 공동구매 프로젝트 ▲초록생활 창작소 슬로스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생태적 실천 및 경제적인 소비생활, 여가와 문화생활의 장을 마련해 왔다.

△깐투치오 텀블러 대여소에 놓여있는 텀블러들.

코로나19 장기화, 회대조합 ‘휘청’ 

코로나19가 장기화되자 경제적, 인적 문제로 회대조합 운영은 불안한 상황에 처했다. 회대조합은 작년 카페 운영을 중단했고 그 외의 활동도 최소화했다. 조합원의 출자금과 조합비, 카페 수익금으로 운영되는 회대조합은 카페 운영과 조합 활동이 모두 중단된 기간 동안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회대조합은 조합원과 임원진의 협력으로 운영됐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학 출입이 제한되자, ▲신입생 대상의 조합 소개 ▲조합원 신청 ▲‘깐투지기’의 일자리 등 그밖에 공동체 활동이 무산됐다. 

△카페 깐투치오에서 일하고 있는 깐투지기들.

최다솔 회대조합 이사장은 “법인이자 사업장인 회대조합은 분기마다 체납해야 하는 세금과 보험비가 있다. 그동안 필요한 지출은 이사진의 사비와 주변 교수님들의 후원, 외부 지원 사업을 통해 충당했다. 그러나 현재는 카페 운영과 조합 활동을 위한 최소한의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회대조합 해산 과정 들어가

최 이사장은 “조합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경제적, 인적 자원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회대조합의 불안정한 운영을 지속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2020년 하반기 동안 회대조합은 이사회 내 논의를 거쳤고, 이전 임원들과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의 자문을 통해 조합 해산을 검토하고 결정했다. 

협동조합의 해산 및 청산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 해산을 결의하는 것부터 청산 종결 등기 후 폐업 신고까지 최소 3달 이상이 소요된다. 협동조합의 해산은 법인이 활동을 멈추고 권리를 상실하는 것을 의미하고, 청산은 해산한 법인이 재산을 정리해 법인격을 소멸시키는 절차를 말한다. 협동조합은 해산총회 후 해산 신고 및 *해산 등기를 통해 법인을 해산하고, 청산 종결 절차까지 진행해 법인을 소멸시킬 수 있다. 

회대조합은 해산을 위해 작년 11월부터 조합원들에게 해산을 권유했다. 협동조합기본법상 해산총회는 대면 총회만 가능하며, 조합원의 과반수가 참석해야지만 개최할 수 있다. 조합원 450명이(2020년 12월 기준) 넘는 회대조합이 해산총회를 개최하려면 조합원 225명 이상이 참여해야 했다. 최 이사장은 “그래서 조합원에게 탈퇴를 권고했고 빠르게 탈퇴해준 조합원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 1월 25일, 전체 조합원 55명 중 31명이 참석한 조합원총회에서 26명의 찬성으로 해산 결의안이 의결됐다. 최 이사장은 “현재 이사회가 조합 재산 청산을 위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업무들이 마무리되고 채권자 이의 신청 기간이 만료되면, 마지막 검토를 위한 결산보고서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합법적 절차 vs 기부 강요’ 출자금 반환 논란

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회대조합의 출자금 반환 논란이 있었다. 기존 회대조합 탈퇴 시 출자금을 반환해줬지만, 이번 해산을 위한 탈퇴는 출자금 반환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조합원은 가입 시 출자금 1만원 납부를 원칙으로 하고, 2019년 2학기부터 연 2회 1만원의 조합비가 추가됐다. 

출자금 청구는 합법적 요청이다. ‘협동조합 기본법 제 27조(탈퇴 조합원의 손실액 부담)’와 ‘회대조합 정관 17조(탈퇴조합원의 손실액 부담)’, ‘회대조합 가입신청서 안내사항’에 따르면 협동조합의 재산으로 채무를 갚을 수 없을 경우, 조합은 조합원들에게 손실액 납입을 청구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정상황이 악화돼 해산을 준비하는 회대조합은 조합원에게 손실액을 청구할 수 있고, 조합원은 조합의 구성원으로서 출자금 납입의 의무가 있다. 

은승채 회대조합 이사는 “그전에 탈퇴한 분들은 출자금을 반환받았다. 하지만 해산 이유가 경제적 이유일 경우 출자금을 환급받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조합원 입장에서는 기부하라는 식으로 느껴졌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은 이사는 “충분하게 조합의 상황을 공유했다면 이런 불만들이 조금 덜했을 텐데. 해산 과정이 급박하게 이루어졌다. 조합원의 이야기 자리를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에, 해산을 갑작스럽게 느낄 수도 있다. 사과드려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회대조합이 만들었던 무한한 상상들

회대조합은 그동안 깐투치오 공간을 통해 ▲생태 ▲놀이 ▲다양성 ▲자치 ▲공유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활동했다. 매 학기 ‘앞마당 파티’를 열어 조합원들이 직접 물건을 팔거나 위탁 판매를 하며 놀이공간을 마련했다. ‘작은교실’은 소소한 것들을 함께 배우는 시간으로 ‘포토샵 배우기, 벌꿀주 만들기, 비건음식 만들기 등 다양한 주제로 사업을 진행했다. ‘행복기숙사 공동구매프로젝트’는 행복기숙사생을 중심으로 물품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이외에도 회대조합은 학생자치기구에 깐투치오 공간을 대여해주거나 비건 간식을 지원해주는 등 학내 자치공간의 디딤돌로 존재했다.  

△앞마당 파티 플리마켓에 참가 중인 학내 구성원.

최 이사장은 “협동조합의 기본 공식은 ‘구성원들의 필요와 가치를 구체화해 실현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공통의 문제를 느끼고, 해결 방안을 찾고, 그 방안을 실현해 순환하는 커뮤니티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적어도 커뮤니티로서 같이 고민할 수 있고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하나의 장을 열지 않았나 싶다. 여러 이야기를 반영한 활동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은 이사는 “카페 깐투치오 공간이 주는 무한한 상상들이 있었다. 공간이 있다면, 학우들과 공유할 수 있는 물품과 장소가 있고, 조합원들이 먹고 싶은 것을 직접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 자치적인 공간이 주는 기쁨과 자유들이 있을 텐데 그런 부분들이 아쉽다. 또 ‘협동조합’ 명칭이 주는 결속력과 연대가 있는데 이런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정인영(사융 3) 학우는 “녹색마을학교나 자치활동을 하면서 회대조합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학생들이 만들어나가고, 다시 사회로 환원될 수 있는 그런 조합이 생겨날 수 있을까 싶다.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회대조합 해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취재 | 신다인 기자
사진제공 | 성공회대소비자협동조합

*해산등기: 권리 능력을 상실하게 된 법인이 청산 사무의 집행을 위하여 이 사실을 공식적으로 등록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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