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찰나의 대면강의, 다시 비대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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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은 10월 26일부터 대면강의와 비대면 강의를 병행했다. 약 한 달간 대면강의가 진행되며 학교에 활기가 띠는 듯 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우리대학은 지난달 24일부터 수업을 다시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10월 16일 교무처는 수강인원이 20명 이하인 수업은 대면수업을, 21~100명 이하면 대면/비대면 혼합수업을, 100명 초과이면 비대면 수업을 유지하는 원칙을 공지했다. 그러나 16일부터 18일 이틀간 학생들에게 수업 선택을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담당 교수가 최종적으로 수업방식을 결정하는 식이었다. 김태준 교무처 주임은 “이는 안전을 최우선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학생과 교수 모두에게 수업 선택권을 부여하기 위한 방식이었다”고 밝혔다.

△20일 진행된 <소수자 연구> 대면강의와 비대면 강의 병행 모습. 박경태 교수가 출석을 부르고 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면강의

“출석 부르겠습니다” 20일 오전 박경태 교수의 <소수자 연구> 대면, 비대면 병행 강의가 시작됐다. 이름이 호명되자 줌(ZOOM)을 통해 수업을 수강하는 학우들과 강의실에 나와 수업을 듣는 학우들이 차례로 대답했다. 강의실 스크린에는 줌 수업을 듣는 학우들의 모습과 마이크를 들고 있는 박 교수와 현장에 수업을 듣고 있는 5명 학우들의 모습이 비춰졌다.

박경태 사회학과 교수는 “학생들을 만나니까 너무 좋다. 1학년들이 입학하고 나서 학교를 한 번도 안 와 본 학생들이 태반이라 안타까웠다. 이번 대면강의를 하면서 학교에 처음 와 봤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고 해서 감격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교무처에 따르면 총 397개의 강의 중 진행된 대면 강의는 72개였다. <정치경제학> 대면강의를 들은 문봄(사회 2)학우는 “올해 대면강의를 약 4주 정도 했다. 사람이 별로 없고 굉장히 조용한 분위기였지만, 같이 수업 듣는 사람들이 보이고, (수업)분위기가 느껴져서 좋았다. 녹화 강의를 들었을 때는 집중도가 20%라면 대면강의는 한 80% 정도였다”고 대면수업의 소감을 밝혔다.

실습수업 비대면, 기기사용 못 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기기를 사용해야 하는 실습수업들이 비대면으로 진행돼 학우들의 아쉬움도 나왔다. <데이터 리터러시의 이해와 실습>과 <뉴미디어 아트 앤 테크닉> 수업을 듣고 있는 김미르(인문 2)학우는 “현재 포토샵과 SPSS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수업을 듣고 있다. 학교 측에서는 학생에게 포토샵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없어서 무료 프로그램인 ‘포토피아’라는 대체 프로그램을 사용하도록 했다. 나는 원래 포토샵을 정기 결제한 상태라 그냥 포토샵을 쓰고 있다. 하지만 포토피아를 활용하는 사람은 포토샵을 활용하는 사람보다 종종 기술적 불이익을 받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학우는 또한 “나는 집에 태블릿이 있어 사용하고 있지만, 아닌 학생들은 마우스로 작업을 하고 있다. 마우스로 작업하면 작업의 완성도 이전에 소요 시간이 길어지는데, 그런 부분이 불공평하다고 생각된다”고 의견을 말했다.

<자료구조>를 듣는 유시현(사회 2)학우는 “원래 실습실에서 교수님과 즉각 즉각 질의응답을 하며 수업을 진행하는 게 좋은데, 녹화강의로 하니까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며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서 유튜브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실습수업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줌과 녹화강의로, 대면강의의 생생함을 따라갈 수 있을까

대면강의를 비대면으로 듣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대면강의를 실시간으로 줌으로 접속해서 듣는 방법과 녹화된 대면강의를 LMS에서 듣는 방법이다. <협치와 시민> 대면강의를 녹화강의로 듣는 장은결(사회 2)학우는 “제가 들을 수업은 카메라로 교수님을 찍고 동시에 PPT 화면과 음성을 함께 녹화해서 보여주는 방식인데, 이전 비대면 강의랑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며 “그나마 다른 점이 있다면 대면강의를 듣는 학우들이 질문을 하면 그 부분이 추가되는 점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교무처 김태준 주임은 “대면강의 병행을 위해 FHD 급 웹캠과 음성의 싱크를 맞추기 위한 오디오 믹서, 녹화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구입했다. 또한 온라인 수업지원팀에 전담직원 2명을 배치하여 수업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장 학우는 “실시간으로 대면수업과 비대면 수업이 동시에 이뤄지는 경우는 잘 모르겠지만, 녹화강의는 음질이라던가, 화질 때문에 불편한 점은 없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학습권을 보장받기 위해서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대면강의 병행이 대면강의와 비대면강의 사이 수업의 질 차이로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장수진(가명)학우는 “대면강의를 병행하는 이상 (대면강의를 비대면으로 듣는 학우들에게)학습권에 침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학과 특성상 토론과 발표 수업을 많이 진행하다 보니까 내용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불편함이 많다”며 입을 열었다. “토론 수업은 일방적으로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교수와 학생, 학생과 학생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배우는 것인데, 온라인 특성상(인터넷이 안 되거나, 아무도 말하지 않으면) 토론이 진행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전보다 수업의 질이 많이 떨어진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김은수 사회융합자율학부 비상대책위원회 ‘공존’ 교육권 TF 팀장은 “사이버 대학이 아니라서 제일 큰 학습권 침해는 비대면 강의라고 생각한다. 처음엔 학교가 모두에게 병행 수업을 강제하려고 했었다. 그래서 (타학부 학생회 및 비대위, 중앙운영위원회와) 사융자 교육권 TF에서 ‘선택권’ 보장을 강하게 요구했고 학교가 이를 수렴했다. 선택권이 보장된 병행 수업이 코로나 시대 최선의 수업 방식이 아닐까”라고 학습권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 팀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받을 권리’이다. 학우들이 코로나로 바뀐 강의 시스템에 불편, 건의, 요구 사항들을 학교에 주저하지 않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24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수업방식은 다시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대면 또는 비대면 수업 병행수업으로 운영했던 과목들에 한해서 지난달 27일까지는 한시적 병행수업을 허용했다.

취재| 신다인 기자
사진| 류영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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