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한복판, 어느새 레트로 문화의 상징이 된 을지로. 을지로는 싼 값에 제품을 소량제작을 할 수 있는 도심 제조업이 발달한 곳이다. 서울시와 부동산 시공업체들은 돈이 되는 대규모 주택단지와 높은 건물들을 세우기 위해 이곳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했다.
그러다 2016년 서울시와 중구는 재개발의 문제점을 보완해 *‘도심창의제조산업활성화(‘개발‧정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세운상가 일대의 미래 관리 방향을 ‘보전‧재생으로 전환)’를 목표로 하는 세운상가 도시재생 사업을 선포했다. 하지만 그 실상은 ’재생‘이 아닌 ‘개발’이었다. 서울시와 부동산 업체는 여전히 도심 개발의 욕망을 버리지 못한 채 다양한 가치들이 머무르는 을지로와 청계천 일대를 밀어버리고 있다.

입정동 정밀지구의 일부인 세운 3구역과 4구역은 이미 철거가 완료됐다. 도심 제조업이라는 독특한 문화에 힘입어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힙지로(힙한 을지로)’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정작 30년 동안 그 문화를 일궈온 소상공인들은 자신의 터전을 빼앗겼다.
아직 개발이 진행되지 않은 나머지 구역을 지키기 위해, 소상공인들은 오늘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취재, 사진 | 이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