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택트 시대, 거리를 두면서도 여가 지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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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조정되었으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비대면 활동은 여전히 우리의 일상에 적용되고 있다. “여행이 우리를 떠났다”고 말하는 고립된 시대, 방안에서 가만히 시간만 보내고 있을 수 없다. 단순히 거리를 두는 ‘언택트’를 지나 거리를 지키면서도 소통을 도모하는 일명 ‘온택트’를 찾아, 안전하지만 도전적인 여가를 보내보았다.

온택트, 이 시국에 사람을 만나다

‘온택트’는 비대면 소비 마케팅인 ‘언택트(Untact)’에 ‘연결(On)’을 더한 개념이다. ‘언택트’ 트렌드가 단지 대면 없는 구매와 소비를 의미했다면, ‘온택트’는 코로나19로 외부와 단절된 새로운 세상 속에서도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소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전 세계 각국에서 등교 대신 온라인 수업을 하고, 기업들은 화상회의를 통해 업무를 본다. 이처럼 다양하게 이용되는 화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해 여가를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나는 친구들과 화상-파자마 파티를 시도해보았다.

화상회의를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관련 앱이나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해서 화상회의실을 만들고, 회의 참여자에게 링크를 공유해 초대한다. 마이크를 사용해 음성언어로 대화하거나, 채팅을 통해 문자언어로 다양하게 소통할 수 있어 마스크를 끼고 만나는 직접 대면 소통보다 언어적 장벽이 낮은 편이다. 대화 중 자료를 첨부하고 싶을 때는 화면 공유 기능을 통해 내가 보고 있는 화면을 회의 참가자 모두에게 손쉽게 공유할 수도 있다.

화상회의는 직접 만남보다 시공간적 구애를 적게 받는다. 코로나19 이후의 사회적 고립을 일부 해소하는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동시에 외국에 거주하는 이와의 만남도 쉽게 만들었다. 요즘에는 전 세계적으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시차나 삶의 패턴 차이 등 소통환경의 제약도 줄었다. 이 시대, 화상회의 안에서 국가 간 거리는 개개인 집 사이의 거리감과 아주 다르지 않다. 덕분에 대면으로는 참여하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외국에 사는 친구도 화상회의 파자마 파티에는 함께할 수 있었다. 단점으로는 온라인 서비스이기 때문에 직접 대면보다 보안에 취약하다는 사실과 통신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있다. 그 외국에 사는 친구는 이따금 통신 문제로 대화 중에 유령처럼 사라졌다가 갑작스레 등장하기를 반복했다.

화상회의 앱에 따라 어떤 앱은 카메라에 보이는 배경이 날것 그대로 회의 참가자 모두에게 공유되기 때문에, 카메라의 시야각에 들어오는 모든 부분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다. 특히 오늘과 같은 친구들과의 만남이 아닌, 공적인 업무를 수행할 때 더 중요하다. 실시간 화상 강의를 들을 때, ‘내가 무민이라는 캐릭터를 좋아해서 방안 곳곳에 무민을 전시해놓고 있다’는 사실을 교수님께서 아셔야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외출하기 전에 목적지에 따라 때와 장소에 맞는 옷을 골라 입듯이, 각 화상회의의 목적에 맞추어 주변을 정리해야 했다. 시대에 맞는 새로운 ‘예의’의 기준이 생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상 파자마 파티는 대면 만남 부럽지 않게 재미있었다, 가끔 화면송출 크기 차이로 인해 핸드폰으로 화상채팅에 접속한 친구의 얼굴이 내 16인치 노트북 화면 가득 보이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 외에는 큰 불편함도 없었다. 같이 대화하고, 게임을 하고, 심지어 마주 앉아 밥을 먹는 것도 가능해 살갗이 닿지 않는 액정 너머의 세상 속에서도 친목을 다질 수 있었다. 어떤 친구는 VR기기를 이용하면 온라인 3D 가상공간에서 만나 함께 춤도 출 수 있다고 말하며 기기 구매를 권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아직 현실에서도 못 추는 춤을 가상세계까지 이끌고 가고 싶지는 않았다. 언택트 시대, 나도 구시대적 인간이 되어버린 것일까?

온 무비, 이 시국에 영화관을 가다

국내 극장가에 ‘언택트 시네마’라는 시스템이 생겼다. 폐쇄된 환경 속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자 오랜 시간 영화를 보지 못했던 우리에겐 매우 희소식이었다. 국내 첫 언택트 시네마인 여의도 CGV에 방문해 정해진 절차대로 영화를 보았다. 모든 과정은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다. 이 시국에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음식도 비대면으로 사 먹을 수 있어 놀라웠다. 주문한 음식은 팝콘 팩토리(매점 픽업 박스)에서 수령할 수 있었다. 팝콘 팩토리에는 ‘픽업 박스(음식을 받아 가는 곳)’가 12개가량 있었다. 음식이 담긴 픽업 박스에 모바일 영수증을 스캔하고 화면을 건드리면 주문번호가 적힌 박스의 유리가 투명해진 후 문이 열린다. 영화 티켓은 매장 한쪽에 있는 ‘포토 티켓’ 자판기를 통해 구매했다. 좌석 배치도 사람 간 거리를 두기 위해 한칸 씩 떨어져 앉게 되어있었다. 모든 일련의 서비스(상품 생산, 설비 관리 등)’은, 기기를 이용한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디지털 취약계층의 불편이 우려되었으나 애로사항이 생기면 곧바로 문의할 수 있도록 몇 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어 안심했다.

△ 비대면 운영을 위한 cgv의 픽업박스. 근방에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해당 영화관은 직원들이 돌아다니지 않는 대신 ‘체크봇’이라는 안내 로봇 두 대가 돌아다녔다. 이 로봇에는 시설 위치‧상영시간표 등 정보를 음성으로 안내해주는 기능이 있어 마치 미래 시대에 온 듯한 느낌을 내었다. 체크봇의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질문을 건네보았다.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었고, 체크봇은 금세 알아듣고 친절하게 나를 화장실 앞까지 데려가 주었다.

영화 상영 10분 전이 되니 체크봇이 상영관 입구로 돌아갔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체크봇의 스캐너에 티켓의 QR코드를 인식하고 상영관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나도 눈치껏 따라 해보니 화면에 내가 예매한 좌석의 정보가 떴다. 로봇이 알려주는 좌석의 자세한 위치는 사람이 설명하던 것보다 알아듣기 편했으나, 처리 속도가 느려 효율성이 떨어졌다. 앞으로 체크봇의 속도가 개량된다면,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편리의 이름 아래 많은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될 수 있겠다.

영화를 보고 나오며 조사해보니 CGV의 언택트 시네마는 코로나19에 대응해 개발된 것은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해당 회사는 지난해부터 극장의 디지털화를 목표로 첨단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 출시를 준비해오고 있었다. 예정된 출범 계획보다 조금 더 날짜를 앞당겼다는 것 외에 코로나19의 영향은 없었다. ‘언택트’는 오래전부터 예견된 흐름이었는지도 모른다.

온 뮤직, 이 시국에 콘서트를 즐기다

집안 앉아 생방송으로 콘서트를 관람할 수도 있었다. 최근 ‘SBS 슈퍼콘서트-2020 슈퍼 언택트’라는 이름하에 온라인상에서 아티스트들과 60여 개국 글로벌 팬들이 모였다. 해당 행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8일까지 4회에 걸쳐 V라이브로 생중계됐다. 온라인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일대일 화상 연결’, ‘화면 속 팬들과의 게임’,‘가상공간을 이용한 AR 무대’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면서, ‘언택트’ 콘서트의 장점을 살렸다.

록 페스티벌과 같은 대면 행사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대신, 집에서 핸드폰을 켜서 해당 생방송을 보는 것으로 공연에 참여하는듯한 역동적인 느낌을 낼 수 있었다. 콘서트 플랫폼의 변화는 ‘콘서트’라는 개념의 변화도 이끌었다. 아이돌이 콘서트 무대에 등장하는 것은 대면 시절과 같았으나, 채팅창을 통해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전보다 무대와 관객사이 더 적확한 상호 피드백을 가능하게 했다.

콘서트 중간중간 네트워크 연결이 끊기면서 음성송출이 맞지 않을 때가 있었다. 앞으로 ‘온택트’는, 대면 현장과 같은 생생함을 전달하기 위한 기술적 뒷받침이 발전의 핵심요건이 될 것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집안에 고립된 요즘, 안전하면서도 색다른 ‘언택트’ 여가를 통해 멈춰있던 삶을 환기해보는 게 어떨까. 모든 것은 이미 우리 가까이에 준비되어있다. 그저 몇 번의 클릭만으로 집이라는 섬을 떠나 전혀 새로운 소통적 여가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취재| 김지유

사진| 김지유

김지유 기자
더불어 살아가는 것들은 모두 아름답다 / 오늘처럼 힘겨운 날 혼자 있던 누군가 자기 속의 아이에게로 찾아가는구나 -황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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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ig

이 시국에 어울리는 흥미로운 주제의 글입니다. 온택트 시대에 접어든 것이 단순히 코로나19의 영향이 아닌, 시대의 흐름상 필연적이었다는 생각도 들게 하네요. 시대에 걸맞게 변화해가는 모습이 낯설고 조금은 서글프면서도 첨단 기술의 큰 이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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