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넷플릭스 시대, 창작자로서 구독자? 통제당하는 구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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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의 전환’으로 넷플릭스는 콘텐츠 시장의 판을 바꿔놓았다. 넷플릭스는 구독료를 통해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직접 매입해 콘텐츠를 확보한다. 구독자 한명 한명이 투자자인 셈이다. 넷플릭스는 어떤 방식으로 콘텐츠를 창작하고, 구독자를 통제할까?

넷플릭스란?

넷플릭스는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는 OTT(Over The Top) 플랫폼이다. 디지털 플랫폼이라는 특성을 바탕으로 구독자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최저 3,625원을 통해 한 달 간 넷플릭스 플랫폼에 있는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시청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현재 190개국에 걸쳐 1억 3,700만 명의 유료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에만 전 세계에서 신규 유료 구독자 1,580만 명을 확보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997년 설립된 넷플릭스는 DVD 대여 우편 서비스 업체에서 시작했다. 2007년 스트리밍 기능을 도입한 후, 2012년 첫 오리지널 드라마 <릴리해머>를 선보인 뒤 <하우스 오브 카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등 자체 제작 콘텐츠를 연이어 성공시켰다. 넷플릭스는 2018년에만 345개의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제작한 글로벌 콘텐츠 공룡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를 시작으로, 드라마 <킹덤>, <보건교사 안은영> 등 한국산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제작하여 전 세계로 유통하고 있다.

창작자로서의 구독자

봉준호 감독은 씨네21과의 <옥자> 인터뷰 당시 넷플릭스에 대해 “개봉 흥행 압박이 없고 클릭 수도 대외에 공개되지 않아 감독으로선 정성껏 작품을 완성하면 끝이죠. 어찌 보면 약간 사회주의적인 측면이 있어요. 전 세계 수많은 가입자로부터 십시일반 돈을 걷어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고 거기에 항상 영화를 걸어놓는 형태니까요”라고 평했다. 즉, 구독자 한명 한명이 투자자인 셈이다.

구독자이자 투자자인 개인과 제작자의 창작의 자유, 넷플릭스의 자본력의 결합은 콘텐츠의 다양성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다양한 콘텐츠는 넷플릭스의 성공 요인 중 하나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극장 흥행 성적 때문에 투자가 부진했던 페미니즘·퀴어·다큐멘터리 등의 장르에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세계 각지의 제작진이 만든 각국 콘텐츠를 전 세계에 동시배급하며 시간과 장소의 한계를 초월한다.

통제당하는 구독자

넷플릭스의 성공 원인 중 하나는 ‘추천 알고리즘’이다. 추천 알고리즘은 ▲이용 가능한 TV 프로그램 및 영화 장르 ▲사용자의 스트리밍 기록과 이전 평가 ▲사용자와 취향이 비슷한 모든 넷플릭스 회원의 종합 평가를 통해 구독자의 취향을 분석한 후 이를 바탕으로 홈 화면을 구성한다. 구독자는 이 안에서 볼 콘텐츠를 선택한다. 다양한 홈화면 원리가 있는데, 섬네일의 경우에는 구독자가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볼 경우에 <굿 윌 헌팅> 섬네일을 남녀 커플 버전으로 보여주고, 코미디를 많이 보는 사람에겐 로빈 윌리엄스 버전의 섬네일이 나온다.

△추천알고리즘에 따른 섬네일 © Netflix Technology Blog

홈화면은 로그인할 때마다 수정되고 구독자는 알고리즘에 의해 더 구체화된 콘텐츠 목록을 접하게 된다. 구독자의 선택보다는 넷플릭스 알고리즘 논리로 더 풍부해진 개인 프로필이 만들어지고, 개인화된 추천 시스템의 결정력이 점점 높아진다. 세라 아놀드 박사(Falmouth University, UK)는 이러한 현상을 “구독자는 자신의 행위를 지배하는 자율적인 주체보다는 알고리즘을 통해 생성된 개인화 및 추천 시스템에 의해 추론된 디지털 정체성을 띠고 움직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구독자가 콘텐츠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넷플릭스 추천 알고리즘이 구독자의 취향과 정체성을 고정하고 강화한다. 넷플릭스는 구독자가 스스로 취향을 선호하고 결정하는 것을 거부한다.

하지만 구독자는 정말 통제당하기만 할까? 우리는 넷플릿스에 들어가서 볼 영화를 30분간 고르다 결국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넷플릭스를 종료한 경험이 있다. 이는 우리의 취향이 순전히 통제당하지만은 않는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 추천 알고리즘에 의한 목록을 볼지 말지, 목록에 없는 콘텐츠를 찾을지 개인은 선택한다. 다양한 예측 개인화와 끊임없는 마케팅 대상자로서 우연한 노출은 없다. 노출되는 모든 것은 대상자의 소비, 시청을 위해서이다. 모든 것이 계획되는 시대, 개인의 선택이 의미하는 바를 더욱 고민해봐야 하는 시간이다.

취재| 신다인 기자
사진| Netflix Technology Blog
참고| 케빈 맥도널드·다니엘 스미스-로우지·새라 아놀드, 2020, 『넷플릭스 효과』,
파주: 한울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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