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도서정가제, 11월 개정 앞두고 공방 치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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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의 관점에서 바라본 도서정가제

도서정가제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동네서점부터 인터넷 대형서점, 소규모 출판사부터 대형 출판사까지, 오는 11월 법안 재검토를 앞두고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디어센터는 과제 때문에라도 책과 당장 가까울 수밖에 없는 ‘대학생’의 시각에서 해당 논쟁을 조망해본다.

도서정가제란?

도서정가제(이하 도정제)란, 출판물의 할인을 규제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따르면, 출판사는 판매하는 책에 정가를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발행 후 18개월이 지나면 출판사가 정가를 바꿀 수 있으나, 바뀐 정가도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 이때 판매자는 정가의 15% 내에서 (가격 할인 10%, 사은품이나 마일리지 등 경제상 이익 5%) 책을 할인 판매할 수 있다.

국가가 책의 할인 제한을 법규화하는 이유는, 첫째로 작은 서점을 비롯한 출판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할인을 무제한 허용했을 때, 상대적으로 자본이 넉넉한 대형 서점만이 값을 낮출 수 있다는 추론으로 내린 결정이다. 둘째로, 규모가 작은 중·소형 출판사들을 보호하려는 목적이다. 서점 측이 책을 할인 판매하면, 해당 할인 금액만큼 비는 이익을 채우기 위해, 출판사들에 책의 원가를 낮춰달라 요구하기도 한다. 그 결과는 자본 규모가 작은 출판사에 큰 타격을 준다. 또 책을 펴낼 때, 다양한 신간을 내지 않고 판매가 보증된 책들만을 주로 내게 된다. 이같은 독서 시장의 다양성이 타격을 받는 현 상황을 국가는 도정제로 방지하려 했다. 도정제 유지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측은, 해당 법안 때문에 책값이 올라서 절대적인 책 구매량이 줄고 있어서, 궁극적으로는 출판계에 더 큰 피해로 돌아온다고 주장한다.

책값 올려 구매 막나? 신간과 구간이 다르다.

출판계는 ‘도정제 때문에 책값이 올랐다’라는 통념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법안 시행 후 가격상승률은 둔화했다는 주장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의 납본통계에 따르면, 도정제 시행 후,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도서 정가 증가율은 2.51%이며, 시행 전 5년간 증가율은 5.08%이다.

문제는 해당 통계가 ‘그해 나온 신간의 정가’만을 고려한 기준이라는 것이다. 출간된 지 오래된 책을 할인받아 사던 소비자들로서는, ‘도정제를 도입한 뒤에 책값이 비싸졌다’라고 볼 수도 있다. 강의 서적을 구매해야 하는 대학생들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강의에 필요한 책들은 대부분 매해 내용 변화가 크지 않은 학술 서적일 가능성이 크고, 구간(舊刊)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도정제 완화에 대학생들을 위한 배려가 촉구된다.

도정제는 다양성 측면에서 목표했던 성과를 얻었다. 독립서점과 신간 발행이 늘었다. 독립서점 플랫폼 퍼니플랜에 따르면, 2015년 97곳이던 독립서점이 2019년에는 551곳이 됐다. 가격경쟁 부담이 완화되면서 도서 큐레이팅 등 서비스에 신경을 쓴 서점이 나름의 시장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출판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도정제 시행 이후로 신간 발행도 매해 늘었다. 시행 직전 해와 2018년을 비교해 5년 사이, 신간이 약 33% 증가했다.

웹툰/웹 소설 위한 보완책 필요

각종 인터넷 플랫폼의 발달과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는 현상이 맞물려 현재 웹 기반 매체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중 웹툰·웹 소설 등 전자책 분야도 마찬가지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서 진행한 ‘전자책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전자책 독서율이 증가세를 보였다. 그중 특히 젊은 층의 이용률이 매우 증가했다. 19~29세는 4.3%포인트(34.7→39%) 증가해, 1%가량 증가한 다른 연령층보다 큰 오름세를 보였다.

도정제를 두고, 할인판매가 많았던 전자책 업계는 모든 전자책이 규제에서 제외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규제를 받는 ‘전자출판물’이 되면 종이책처럼 부가가치세를 일부 면제받기에 이들은 선택에 갈림길에 서 있다. 실제 도서에 적용되던 제약을 웹 기반 서비스에 그대로 적용하려다 보니, ‘*코인’과 같은 각 사이트 내 전자화폐 시스템이 도정제와 정면으로 부딪친다는 것도 문제이다. 도정제 적용을 위해 ‘코인’과 같은 독자적인 할인 수익 모델을 포기하면, 중소형 플랫폼의 경우 정가를 적용하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

도정제 개선은 필요하다

지난 7월 15일 문체부와 출판진흥원이 개최한 ‘도서정가제 개선을 위한 공개토론회’에서는 정부 관계자와 각 업계의 당사자, 소비자를 대변하는 단체 다양한 이들이 참가해 목소리를 냈다. 토론회에서 발표된 설문에 따르면 국민 여론 역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양상이었다. 현행 도정제를 ‘긍정’한다는 답변은 36.9%로 ‘부정’한다고 응답한 비율인 23.9%보다 높았으나, 도정제를 개선·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은 전체의 62.1%로 과반을 차지했다. 각 이해관계의 대립이 첨예한 만큼, 국가의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

*코인 : 각 플랫폼 고유의 전자화폐 시스템을 의미하며, 플랫폼마다 명칭이 다르다.

취재 | 김지유 기자

김지유 기자
더불어 살아가는 것들은 모두 아름답다 / 오늘처럼 힘겨운 날 혼자 있던 누군가 자기 속의 아이에게로 찾아가는구나 -황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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