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불법 웹툰 사이트 근절로 웹툰 시장 발전 토대 이루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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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국내 최대 불법 웹툰 사이트였던 밤토끼 운영자가 구속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불법 웹툰 사이트들은 변형에 변형을 거듭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작가들, 불법 웹툰 사이트 운영자 고소

불법 웹툰 사이트들의 존재는 피해 작가들의 삶을 상상 이상으로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내부 설문조사에 의하면 약 5명 중 3명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밤을 새서 마감을 하고 업로드를 하고 나면 1시간 내에 작품을 도용해가는 요즘 시대에 박탈감을 호소하는 작가들도 있다.

우리 ‘불법웹툰피해작가 대책회의(줄여서 밤토끼소송단)’는 50인의 작가님들의 뜻을 모아, 밤토끼 운영자 허씨와 공범인 김씨, 조씨 등 3명에게 피해보상 청구소송을 걸었다. 그 이유는 많은 작가들이 지금 우리나라의 행정과 사법이 이들을 단죄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범죄 수법이 다양해지면서 암호화폐로 거래하는 경우도 있어 은닉한 범죄수익을 몰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저작권법에 의한 처벌도 약한 편이다.

한국 웹툰 발전의 가장 위험 요소, 불법 웹툰 사이트

정부에서는 불법 콘텐츠 유통을 막기 위해 DNS 차단(사이트 주소 차단)을 해왔지만, HTTPS(암호화 프로토콜)의 등장으로 효과가 없어지자, HTTPS 주소도 차단할 수 있는 SNI 필드 차단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 차단 방식도 서버를 바꾸거나 우회, 변조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효과가 없는 상황이다. 침해 수법이 고도화 되면서 범죄자들을 검거하는 것 외에는 침해를 막을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겨진다.

현재 한국 웹툰의 위상은 날로 발전해가고 있다. 마니아 소수만 향유하는 서브컬처였던 만화가 이제는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어, 우리나라에서는 콘텐츠 소비 시간 중 동영상 시청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시간을 웹툰을 읽는 데 쓰고 있다.

K-웹툰의 이름으로 웹툰은 전세계에 보급되는 한류콘텐츠가 되어가고 있지만, 불법 웹툰 사이트들은 큰 불안 요소이다. 활발한 투자를 바탕으로 웹툰의 산업 규모가 해마다 평균 20% 이상씩 성장하고 있지만, 불법 웹툰 사이트들의 존재로 인해 ‘작품의 다양성을 받쳐줄’ 시장의 소비력이 아직은 부족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작가는 이전 작품의 수익을 바탕으로 다음 작품을 준비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생활고 때문에 차기작을 준비할 여력이 없다. 그런 가운데 불법 웹툰 사이트 운영자들은 작가의 고혈을 빨아 수익을 올리지만, 잡혀도 미미한 처벌을 받는다. 이제는 아예 서버를 해외에 두고 운영자를 외국인으로 내세워 이들을 국내 수사만으로는 잡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현실임에도 작가들은 매일 밤을 새워 마감을 한다. 독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창작자들의 정당한 대가 침해 근절되어야

나는 오늘도 ‘제발’, ‘부디’ 같은 단어들을 떠올리며 펜을 있는 힘껏 움켜쥐고 하나씩 선을 긋는다. 내가 작가로 할 수 있는 최선은 이러한 고통을 수반한다. 창작은 기본적인 고통을 수반하지만 이것은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나는 그저 재밌는 만화를 건강하게 많이 보고 싶다.

불법 웹툰 사이트 ‘밤토끼’ 운영자가 검거된 직후 공짜웹툰을 보지 못해 아쉬워 하는 반응을 들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해는 한다. 하지만 한번만이라도 작가의 입장을 생각해주시길 바란다. 작가들은 삶에 대부분의 시간을 작품을 위해 살며 주 1회의 마감은 과장 없이 처절하고 살벌하다. 그것이 불법을 방조하면서까지 취할 가치가 있는 이득인가. 혹시 내가 아끼는 사람 중에 그러한 노력과 시간이 고스란히 사라지는 사람이 있지는 않은가…

나의 노력과 실력을 정당하고 건강하게 평가받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법으로 기생하는 불법 웹툰 사이트들이 지금처럼 활개를 쳐서는 안된다. 자본주의에서 자본이란 산소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없으면 죽는 것. 불법 웹툰 운영자들은 그렇게 작가들의 숨통을 조르고 있다. 과연 이들의 처벌수위는 온당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글 | 김동훈 웹툰작가

  • 본 기고는 한국저작권보호원과의 협업으로 이루어졌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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