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기고]이제는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

81

“중국을 습격한 메뚜기 떼 여의도의 30배 피해…”

“무너지고 잠기고… 전국 ‘물난리’ 속 4명 사망, 195명 대피…”

“서울 100배 면적 삼킨 호주 산불…”

메뚜기 떼의 습격, 물난리, 불난리… 마치 아포칼립스 영화의 도입부 같은 풍경이다. 하지만 이 풍경은 영화 속 장면이 아니다. 2020년 지구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1월부터 나타난 사막 메뚜기 떼는 7월까지 동아프리카와 중동 및 남아시아에 걸쳐 23개 나라를 공격했다. 6개월 동안 꺼지지 않은 호주의 산불은 서울 면적 100배를 불태우고 30억 마리의 야생동물을 죽였다. 모두가 알다시피 한국에선 최장기간 장마로 많은 도시가 잠기고 사람들은 갈 곳을 잃었다.

기후 문제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이번 여름을 보내며 분명 이상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비가 너무 오래, 그리고 많이 오는데…?’,‘겨우 장마 끝났더니 폭염이야. 언제쯤 사람 살만한 날씨가 되려나…’

맞다. 이번 여름은 정말 이상했다. 장마는 52일간 이어져서 역대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됐고 장마가 끝나자마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분명 비정상적이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기후를 이제까지 기후 변화라고 불렀다. 하지만 점점 심해지는 기후재난들, 더욱더 많아지는 기후난민들에게 지금의 기후는 변화보다 위기에 가깝다. 그래서 기후전문가들은 심각성을 인지하기 위해 기후변화를 기후 위기로 호칭하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기온이 1.5도 위로 올라가기까지 단 7년이 남았다고 한다. 인간도 열이 1~2도 오르면 바로 아픈데, 지구도 인간과 다를 바 없다. 만약 온도가 1.5도를 넘어가게 되면 북극의 빙하가 녹게 되고 지구로 들어오는 햇빛을 반사하지 못해 지구는 스스로 기온을 높일 것이다. 또한 동토층이 녹으며 그 안에 있던 메탄가스도 뿜어져 나오게 되면서 이산화탄소량은 더 늘어날 것이다. 이렇게 자연이 스스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되면 인간이 이산화탄소를 하나도 내뿜지 않는다고 해도 지구는 스스로 6도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진 않지만 매우 심각하고, 급한 상황이다.

이때까지 학교에서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선 개인이 텀블러를 쓰고, 자전거를 타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배웠다. 분명 개인의 실천이 도움이 되긴 하지만, 사실 그 영향력은 거대한 기후 위기를 막아내기엔 부족하다. 기후 위기의 주범은 정부와 기업들이다. 한국은 1인당 탄소 배출량 4위로 기후 악당국가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세계 61개국 중 기후변화 대응 점수로 58위이다. 정치권은 기후에 대한 노력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유럽의 대부분 국가는 석탄 화력발전을 끝내는 시기를 2030년 이전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종결은커녕 발전기 7개를 더 짓고 있다.

청(소)년들은 태어난 지 10년 20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앞세대가 만들어 낸 기후 위기의 피해를 우리가 온전히 받아야 하는 게 억울하다. 두렵고 우울하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미래는 지금 보다 더 비가 오래 오고 더 덥고 더 강력한 바이러스들이 나타날 텐데, 불확실한 미래가 청년들을 우울하게 만든다. 그런 와중에 기성세대들은 돈 더 벌겠다고 석탄 발전소 더 짓는데 도장 찍고 앉아있으니, 청년들 입장에선 속이 터질 노릇이다. 그러니 정부와 기업들에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 “당신들! 거기 가만히 앉아서 자기들 배를 불릴 생각만 하지 말고 당장 석탄발전부터 그만둬!”

이미 청년 활동가들은 움직이고 있다. 기자 회견을 하고 장기저탄소 발전전략 토론회에서 기습 피켓팅 시위도 했다. 이 외에도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꾸준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직접 행동하기 어렵다면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지하자. 그렇다고 가만히 있기는 아쉬울 수 있다.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일 중 기후 위기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육류섭취 줄이기이다. 텀블러를 사용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보다 고기 섭취를 줄이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고기 섭취를 줄이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차근차근 정해진 요일엔 채식하기, 만들어 먹을 땐 육류 사용하지 않기 등의 방법으로 천천히 줄여나가면 어렵지 않다.

지구는 지금, 마치 수련회의 교관 같다. ‘나는 여러분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천사가 될 수도 악마가 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 이미 천사가 되는 것도 늦었다. 그러니 우리, 지구가 해로운 인간들 싹 쓸어버리기 전에 어서 움직이자.

글| 문봄(사회 2) 학우

avatar
  Subscribe  
Notify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