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n번방에 분노한 사람들’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문 앞에서 ‘다시 쓰는 사법 정의: 성폭력, 성 착취 근절 시민 법정’을 개최했다.

지난해 9월 재판부는 128만 명의 회원 수와 22만여 건이 넘는 아동성착취물을 유통한 웹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관리자 손정우에게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이는 어려운 형편으로 인한 지속된 절도와 최근 달걀 18개를 훔쳐 1년 6개월 징역형을 받은 이모 씨와 같은 형량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성범죄 판결에 대해 “사법 정의는 죽었다”라며 사법부를 규탄하고 성범죄자들의 범죄를 재판결했다. 엄중한 처벌 없이는 성범죄를 막을 수 없고, 또 다른 손정우를 낳을 뿐이다.
시민 법정에서 검사2 역을 맡은 박소민 청소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2020년에 들어서 너무 많은 사건 사고들이 있었는데 연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소속감도 느끼고 사회를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집회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이러한 연대의 장이 계속 만들어진다면 솜방망이 처벌은 없다.
한편 이번 집회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참가 인원을 100명으로 제한하고 방역 부스에서 발열 체크를 한 뒤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진행했다.


참가자가 ‘누가 죄인인가’ 노래에 맞춰 사법부와 한국 사회가 여성에게 저지른 죄를 나열해 개사한 가사를 읊고 있다.



취재, 사진 | 류영서 기자
2020년 9월호 4-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