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자의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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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취향’은 3명의 기자가 공유하고픈 문화적 취향을 소개합니다. 이달의 주제는 ‘여름’입니다. 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혹은 여름이라 더 좋은 콘텐츠를 담았습니다.

뮤지컬 <마리퀴리>,최종윤

새로운 방사성 원소 라듐을 발견해 여성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한 19세기 과학자 ‘마리 퀴리’. 우리에게는 어릴 적 읽었던 세계 위인전의 ‘퀴리 부인’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 소개할 뮤지컬 <마리 퀴리>는 마리 퀴리의 라듐 발견과 예기치 못한 난관을 극복하는 과정을 다룬 작품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남성 배우 중심인 연극, 뮤지컬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여성 서사극이라는 점이다.

“한 번만 더 나를 ‘미스 폴란드’라고 부른다면, 나도 당신들을 ‘미스터 프랑스’라고 부를 겁니다”
뮤지컬 <마리 퀴리> 中

뮤지컬 <마리 퀴리>의 천세은 극작가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딸이 읽어달라던 “퀴리 부인” 위인전을 통해 내 딸이 커서 “김씨 부인”, “조씨 부인”으로 불리는 것을 원치 않아 제대로 된 마리 퀴리의 생애를 들려주고 싶어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가벼운 외출마저 어려운 올여름, 곧 돌아올 *재연을 보거나 *프레스콜 영상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2020년 7월 30일부터 9월 27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다.

*재연 : 두 번째 공연
*프레스콜 : 공연을 홍보하기 위해 기자들을 초청해서 일부 장면을 시연하는 것

글| 김하랑 기자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2018

덥고 습하다고 하루종일 에어컨을 틀기에는 엄마 눈치가 보였다. 에어컨이 없는 방으로 피신해 하염없이 핸드폰만 보다, 가만히 있어도 답답하게 느껴지는 습한 공기를 청량하게 바꿀 드라마를 다시 찾았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여름을 배경으로 했다. 열일곱에 혼수상태에 빠져 서른이 돼 깨어난 여자와 세상과 단절하고 살아온 남자가 만나, 서른이지만 열일곱 같은 애틋하면서도 코믹한 드라마다. (드라마 소개 中)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불륜, 치정, 살인 등의 자극적인 매운맛과 같은 드라마와는 다르다. 어두운 배경 대신 푸릇한 색감을 배경으로 인물들이 등장한다. 또한 악한 역할이 없고, 거슬리는 PPL이 적어 더운 날씨에 고구마를 먹은 듯한 답답함이 없다. 몸은 서른이지만 열일곱의 시간에 갇혀 사는 두 주인공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주며 성장한다.

‘서른 살’ 어른이라는 나이는 모든 게 완벽하고 지금과 다를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서른인 그들도 열일곱의 소녀, 소년처럼 실수와 성장을 반복하며 서른이라는 나이에 다가간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매운맛 사이 시원함이 필요한 순간, 주인공들의 청량함으로 힐링을 줄 수 있는 드라마를 보며 여름을 보냈다.

글 |황혜진 기자

영화 <여름 이야기(A Summer’s Tale)>

에릭 로메르, 1996

여름의 기억은 미화되곤 한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분명 무덥고 습한데도 돌이켜보면 온통 화창하고 즐거웠던 것만 같다고. 미화라는 표현은 잠시 접어두면 어떨까. 분명 우리의 여름엔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다시 꺼내 보고 싶은, 적당히 시시하고 사랑스러운 기억들이. 그리고 여기, 한 편의 여름 이야기를 소개한다.

에릭 로메르 감독의 ‘계절 이야기’ 연작 중 세 번째 작품으로, 여름 휴양지에서 가스파르에게 일어난 일을 다룬다. 그를 따라 브르타뉴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우리는 세 번의 우연스러운 만남을 맞이한다. 카페에서 일하는 마고와 그녀의 친구 솔렌, 그리고 뒤늦게 돌아온 레나까지. 셋 사이에서 가스파르는 흔들리고, 다가가고, 때론 도망치기도 한다. 그가 보여주는 말과 행동의 모순, 선택 앞에서 주저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난 그냥 여름을 같이 보낼 사람을 찾고 있는 거야.” 가스파르의 여름에서 우리가 흘려보냈던 나날들을 떠올린다. 그 자리엔 운명적인 사랑이나 마법 같은 우연은 없을지도 모른다. 아무렴 어떤가. 각자의 여름 속엔 각자의 이야기들이 피어나는 것이고, 우린 그것을 코미디나 로맨스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글 | 홍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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