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촉탁 연장 불가” vs “단체협약 준수하라” 미화 노동자 부당해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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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화 방호 노조와 푸른환경코리아 의견 팽팽… 원청인 학교 직접적 개입 피해

학생모임 ‘가시X인권위’ “해결될 때까지 함께 투쟁할 것

이창도씨는 현재 만 65세인 우리대학 미화 노동자다. 그는 지난달 1일 우리대학 하청업체인 푸른환경코리아(이하 푸른환경)측으로부터 해고당했다. 원청인 우리대학은 회사와 노동자 간의 대화 자리를 마련해 줄 수 있을 뿐이라며 부당해고에 대해 직접적인 개입을 피했다.

촉탁 연장 만 68세까지 가능하지만 만 65세에 해고당해

푸른환경과 민주노총 전국대학 노동조합이 2018년 4월에 체결한 단체협약에 따르면, 정년은 만 70세이며 그전 특별한 사유 없이 해고는 불가하다. 문제가 되는 지점은 보충협약에 있다. 우리대학 미화/방호 노동자들은 단체협약 이후 보충협약을 맺었다. 보충협약 제 8조 [정년]에서는 성공회대학교의 현장 현황을 고려해 조합원의 정년을 만 65세가 되는 해의 12월 말일로 규정한다. 그러나 조합원이 촉탁 연장을 요구할 경우 업무수행에 문제가 없을 시 1년 단위로 촉탁 연장 계약을 진행하며 최대 3회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즉 만 65세가 되었음에도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을 시 1년 단위의 촉탁 연장을 통해 만 68세까지 일할 수 있다는 뜻이다.

푸른환경 측이 촉탁 연장을 거부한 주요 이유는 이창도 노동자의 방광암 투병 경력이었다. 이창도 노동자는 2019년 10월 방광암 진단을 받고 경요도적 방광암 절제술을 받았다. 이후 그는 완치되었다는 의사의 소견서를 받았다. 의사의 소견은 “환자는 방광암으로 3일간 입원 치료 했던 분으로 현재 일하는 데 지장이 없음”으로 이창도 노동자에게 건강상 문제가 없음을 나타내고 있다.

그럼에도 푸른환경 측은 촉탁 연장이 불가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푸른환경은 “지난해 타 사업장에서 촉탁 연장을 해드린 노동자 2명이 근무 중 휴게시간에 사망했다. 어떻게 되었든 이는 회사가 책임져야 한다”며 촉탁 연장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건강하다고 하지만 암 투병 경력이 있는 분이니 우리가 계속 근무하라고 하는 것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병력과 평소 건강 상태를 고려해 촉탁 연장 계약 시 발생할 추가적인 건강 악화를 염려해 연장이 어렵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른환경 측은 이후 “노조 측의 지속 된 이의제기에 6개월 근무 후 건강에 이상이 없고 근무 평가를 통과하면 6개월씩 연장계약을 하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 측에서는 중재안을 거부했다”라고 밝혔다. 반면 노조와 가시 측은 “이창도 노동자는 노동조합 조합원이며 단체협약상 촉탁 연장은 1년이 가능하다. 이를 준수해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학교 직접적 개입은 어려워

우리대학은 직접적인 개입이 어렵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총무처는 “학교가 법적 해석 없이 한쪽 이야기만 듣고 움직이면 나중에 회사로부터 도리어 공격을 당할 수 있다. 법적 해석을 받았는데 부당해고가 아니라고 결론이 나면 학교가 곤란해진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총무처는 “회사 내의 부당해고이기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고 유권해석을 받았다. 그래서 입장이 엉거주춤해졌다. 파국으로 치달으면 삼자가 다 피해를 받는다.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라며 적극적인 개입을 피하는 이유를 밝혔다.

▲ 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한 노동자가 총장실을 바라보고 있다

푸른환경이 주장한 내용 정당한 사유 되기 어려워

노동아카데미 하종강 교수는 푸른환경이 하고 있는 주장 모두 촉탁 연장을 거부하는 정당한 사유가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푸른환경의 ‘고령 노동자가 다른 사업장에서 사고가 난 적이 있어서 연장이 어렵다’는 주장에 대해 하 교수는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게 그거다. 다른 사업장에서 50세 넘은 사람이 혹시 병이 나거나 휴식 중 사고가 나면 50세 이상은 다 사용하지 않겠다 하는 것이 맞는데 그렇게 할 것인가?”라고 대답했다. 또한 이창도 노동자의 과거 병력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사의 소견서가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이므로 당연히 촉탁 연장 시켜줘야 하는 것”이라 말했다. 이에 덧붙여 하 교수는 “의사가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다는 것을 잘 안 써준다. 왜냐하면 써줬는데 일하다 병이 악화하거나 재발하면 의사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의사가 업무수행이 지장이 없다고 썼다는 것은 완벽하게 건강상의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라며 소견서의 효력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우들 문제 해결 위해 연대해

이창도 노동자의 해고 이후 일부 학우들은 미화/방호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과 해고 철회를 위해 ‘가시’라는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기 시작했다. ‘가시X인권위’(이하 가시)는 지난 2월 27일부터 미화 노동자들과 연대하여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가시’는 평일 낮 11시 30분부터 12시 10분, 3시부터 3시 30분까지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가시’ 활동가 문봄(사회 2) 학우는 “분명 단체협약에는 건강상의 문제가 없다면 만 65세 이후로도 3년간 촉탁 연장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적혀있는데, 28일까지 정리해서 나가라고 했다”며 “(건강상의 이유는) 단체협약을 위반하기에 충분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 회사는 이렇게 마음대로 노동자를 해고할 수 없다”고 푸른환경을 비판했다. 또한 그는 “성공회대학교 구성원으로서 아무런 행동도 취하고 있지 않은 학교에도 화가 난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대학을 비판했다.

가시는 7명의 학우들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연대자는 40여 명 까지도 늘어나기도 했다. 중식 집회에는 ▲대학노조 성공회분회 미화•방호노동자 ▲대학노조 성공회대 지부장 ▲아침햇살 ▲애오라지 ▲탈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금속노조 서울남부지회 ▲민중당 구로구 위원장 ▲정의당 구로구 위원장 ▲ 보건의료노조 금천수 요양병원지부 지부장 외 각종 개인 및 단체들이 연대해 집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가시’는 “해결될 때까지 함께 투쟁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평일 낮 11시 30분, 미화/방호노조와 학생들이 연대해 집회를 진행한다

직접 고용, 너무 어려운 일일까

2012년 서울시 2차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에 따르면, 청소노동자를 직고용하는 것은 인건비를 16% 인상하고도, 간접비(관리운영비, 이윤, 부가세 등) 절감으로 결과적으로 5%의 경비 절감 효과가 있다. 하 교수 역시 “(직고용 시) 오히려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지금 대학이 용역회사에 지불하는 사업비를 인건비로 지출하면 된다. 용역회사에서 중간에 가져가는 마진이 없어지기 때문에 더 적은 비용으로 고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총무처는 직접 고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답했다. “장기적으로 직접 고용이 좋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예산 문제가 걸린다. 또한 직접 고용을 하면 처우가 훨씬 나아져야 의미가 있다. 관리직급도 뽑아야 하고 변수들이 있어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학교 미화/방호 노동자들의 투쟁은 하루 이틀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연세대, 홍익대, 이화여대, 고려대 등 여러 대학에서 임금인상, 처우개선, 정규직 전환 등으로 미화/방호 노동자들이 투쟁하고 있다. 우리대학 미화/방호 노동자 역시 과거 2차례 투쟁한 이력이 있다. 반면 경희대는 2017년 자회사를 설립하여 청소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직접고용 대안 모델을 보여줬다. 대학 산학협력단이 지분 100%를 갖는 자회사 ‘케이에코텍’을 설립하여 기존 미화 노동자 135명을 직접 고용했다. 경희대는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시켰으며 정년을 70세로 규정해 고용안정을 꾀했다. 경희대 청소노동자 백영란 씨는 2017년 한겨레의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상여금이 두 번 합해 50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통상임금의 100% 수준인 162만 원으로 올랐다. 정년이 70살까지 보장되고 건강검진도 종합검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동국대의 경우 지난해 2월부터 미화 노동자 97명을 직접 고용했다. 직접 고용 된 미화 노동자들의 정년은 만 65세로 만 71세까지 촉탁 연장을 통해 근무가 가능하다.

과거 2016년도까지 우리대학 미화/방호 노동자들은 학교에서 고용한 상용직이었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정년을 채워 하나, 둘 퇴직 하며 푸른환경을 통해 미화/방호 노동자들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하 교수는 “이번 기회에 학교가 (미화/방호 노동자) 직접 고용을 고민하는 게 상당히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열린 학생인권개선협의회에서 인권위원회 역시 총무처에 미화/방호 노동자 직접 고용을 건의했다.

▲학교 곳곳에 우리대학과 푸른환경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이창도 노동자가 해고되고, 투쟁이 시작된지 20일 이상이 흘렀다.우리대학 미화/방호 노조 측은 지난달 17일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현 사태가 어떻게 해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본 기사는 3월 24일에 마감됐습니다-편집자>

취재| 박서연 기자

사진| 박서연 기자, 류영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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