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확행] 나를 몰두하게 하는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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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어떤 취미를 가지게 되었을 때, ‘좋아한다’는 말보다 ‘몰두한다’에 가까울 정도로 그 취미에 빠질 때가 있다. 한국에서 내가 빠진 것 중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하나는 수영이다. 일본 이시가와현(石川県) 바닷가에서 자란 나는 어렸을 때 수영을 접한 적이 있지만, 접영은 배운 적이 없어서 꼭 배워보고 싶었다. 그러나 막상 한국에서 접영을 배우려고 하니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수영 교실에 다니게 되었다. 큰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 건강검진 결과에 있던 운동 부족이라는 아주 단순하고 현실적인 이유였었지만….

수영 교실에서 나는 접영 이전에 한국어를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었다. 수영 교실은 나한테는 한국어 교실이기도 했다. 발과 팔의 발음을 구별하지 못해 아는 척하면서 발을 올렸더니 선생님께서 ‘발이 아니고 팔이요!’라고 하셨을 때, 나는 부끄러운 마음보다 “수영을 배우기 전에 한국어를 다시 기본부터 배워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그런 걱정도 잠시, 선생님도, 같은 반 수강생분들도 조금 신기하고 수상한 행동을 하는 외국인인 나에게 아주 친절했다. 어느새 선생님은 나한테 말보다는 알기 쉬운 제스처로 가르쳐주셨고, 선생님의 설명 후에는 누군가가 항상 짧게 요점을 알려주었다. 게다가 나는 그 반에서 언제부터인가 ‘요코’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내가 수영을 배운지 몇 달 지나고, 드디어 접영을 연습하게 되었다. 접영은 역시 어려웠다. 이미지는 나비(butterfly)지만 실제 접영을 해보면 힘이 없는 새우튀김과 같은 자세가 되어버린다. 수강생 모두가 접영을 위해 반복하고 또 반복하며 연습했다. ‘수강생 모두 왜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는 것일까?’, 이것은 내가 연습할 때마다 느꼈던 의문이다. 그 당시, 나는 ‘왜?’라는 의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지만, 그래도 내가 ‘요코’라고 불리고 함께 수영을 배웠던 그 시간들이 단순히 취미라고 하기에는 그 이상의 뭔가가 있던 것은 분명하다.

또 한 가지는 기타연주다. 기타는 지금 현재진행형으로 내가 빠져있는 또 다른 취미다. 기타에 대한 동경은 어렸을 때부터 있었지만 이것도 막상 배우려고 하면 용기가 안 났고, 독학으로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알고 싶은 것들이 늘면서 기타 교실에서 배우기로 했다. 기타를 배울 때도 나는 한국어 음악 용어를 잘 몰라서 수업을 받을 때마다, 선생님에게 기타도, 한국어도 배우고 있다. 악보를 어떻게 읽는지도 모르고 처음에는 늘 같은 연습을 반복해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 것 같았다. 특히 기타는 왼손과 오른손의 역할도 다르고 거기에 노래까지 하려면 어디에 신경을 써야 할지 머리가 복잡해진다. 기본코드를 외웠을 때 만해도 만족스러워했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코드에서 다른 코드로 이동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우리대학에서도 가끔 기타를 연주하는 학생들을 보는데, 얼마나 대단한지 존경하게 될 정도다. 작년 일본어 스피치 콘테스트 때 학생들과 함께 공연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아 기타는 이렇게 함께 하는 즐거움이 있구나’라고 느꼈다. 학생들과 연습했던 시간은 소중하고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 함께 기타를 치는 것, 그 자체가 나한테는 큰 즐거움이었다.

왜 나는 그렇게까지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강한 것일까? 수영을 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던 질문이다. 지금 기타를 배우면서도 같은 질문을 할 때가 있다. ‘왜 그렇게까지 하는 것일까?’, 단순히 ‘좋아하니까’라는 한마디로 끝내도 정답이지만 그래도 뭔가 부족하다. 내가 가르치는 입장이 아닌 배우는 입장이 되는 것의 즐거움과 발견들,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오는 신선함도 수영과 기타를 통해 느낄 수 있던 감정들이다.

나는 수영과 기타를 통해 전에는 할 수 없었던 것들을 언젠가는 할 수 있게 되는 만족과 기쁨을 맛보았다. 또한 아직 내가 할 수 없는 것도 결심을 하고 몰두하여 노력하면 언젠가는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마음속에 가지고 있다. 나는 나의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나에게 외국인 한국에서의 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생각해 흐뭇하기도 하다. 어쩌면 나는 나의 그런 모습들을 보고 싶어서 몰두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늘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글 | 요코야마 나호코(인문융합자율학부 일어일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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