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나는 굴러들어온 돌” 편입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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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와 비슷한 처지지만 도움의 손길 적어

편입생 협의회 구성됐지만 활동 부진 지적

우리대학에 재학 중인 편입생은 45명으로 전체 재학생 중 2.39%를(2019학년 11월 기준) 차지한다. 2020년 편입 예정자는 28명. 3월부터 28명의 편입생이 새롭게 학교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나 편입생의 학교생활은 순조롭지만은 않다.

신입생과 편입생이 받는 정보량에 큰 차이 존재

일반적으로 학교 입학이 확정된 후부터 개강 전까지 신입생의 경우 ▲예비대학 ▲오리엔테이션(이하 OT) ▲새내기새로배움터(이하 새터) 프로그램을 학생회와 학교가 제공한다. 새내기들은 위 프로그램을 참여하며 동기와 선배들의 얼굴을 익히고 학교와 수업에 대한 정보를 얻는 자리를 갖는다. 반면 편입생의 경우 입학 확정 이후 학교와 학생회로부터 제공 받는 프로그램은 OT가 전부였다. 17학년도에 입학한 박경철(신방 졸) 학우는 “신입생은 새터를 경험한다. 그러나 편입생은 OT 한번 듣고 개강해 바로 수업을 들어야 한다. 친분을 쌓기 어렵다. OT도 2시간 남짓하기 때문에 다른 편입생과 OT가 끝나고 나면 다시 어색해진다”고 말했다. 19학년도에 편입한 편입생 협의회 회장 정유석 학우는 “(OT를 통해 학교생활을 위한)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교생활은 학업이 중심이겠지만 학업 이외에 사람들과의 관계도 있고, 동아리도 있고, 학생기구 참여도 있다. 이것들에 대해 신입생이 받는 정보량과 편입생이 받는 정보량은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재학생과 친해지는데 한계 있어

편입생은 3학년으로 입학해 이미 유대관계가 쌓인 재학생에게 끼어 들어가게 되는 위치로 시작한다. 때문에 재학생들과 친해지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19학년도에 편입한 서은율(신방 4) 학우는 “이미 사람들은 2년 동안 함께해 친해진 상태인데, 거기 들어가기가 어렵다. 그들 사이에 끼기 힘들어서 학교를 혼자 다닐 수 있다”며 편입생이 재학생들과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들이 있다고 말했다. 본인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상 편입생이 재학생과 친해지는 것은 어렵다. 박 학우는 “나는 노력을 많이 한 타입이다. 먼저 인사하고 소개하고, 말 편하게 하자고 제안하고, 번호를 교환했다. 그러나 물론 모두가 친해질 수는 없다, 노력하지만 그냥 지나가면서 아는 얼굴 정도이다. 이게 한계다”이어 그는 “적극적이지 못한 친구들은 더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19학년도에 편입한 정수빈(신방 4) 학우는 ”팀플이 아니면 재학생들과 얘기할 기회가 적다. 신입생 환영회나 개강 파티에서 아는 사람이 없다 보니 왠지 참석을 잘 못 하겠다.“라며 편입생들과 재학생의 연결고리가 더 많이 만들어 지기를 희망했다.

수강 신청 후에도 산 넘어 산

편입생은 3학년으로 입학하여 기본적인 전공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하에 심화 수업을 듣게 된다. 하지만 모든 편입생이 이전 학교와 같은 전공을 선택해 수업을 듣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 회장은 동국대 호텔경영학과를 다니다 우리대학 사회과학부로 편입했다. 그는 “(수업 듣기가)너무나 어렵다. 베버가 누구고, 베블런이 누군지. 몰랐다. 전공 서적을 알아보고 읽는데 기초지식이 없어 한쪽을 읽기 위해 세 번 네 번 읽어야 했다”며 자신의 경험을 말했다. 이렇듯 수업을 따라가기 벅차하는 편입생들이 존재하지만, 이들을 위한 제도는 없다. 정수빈 학우는 “특히 이론 같은 경우에는 편입생이랑 재학생들과 차이가 많이 난다. 기초수업은 3학년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기초수업에 대한 제도가 없어서 조금 아쉽다”라고 말했다. 기초 이론 수업이라고 할 수 있는 전공탐색 과목들은 1학년과 2학년을 대상으로 열리는 강의들이다. 제한수업 신청을 통해 3학년인 편입생도 전공탐색 과목 수강이 가능지만 전공학점 이수로 인정되지 않는다. 취업 준비와 졸업요건을 채우기 위해 전공과목을 듣는 것으로도 바쁜 편입생이 전공탐색과목을 듣는 것은 실질적으로 어렵다. 박 학우는 이같은 어려움에 대해 “학교 측에서 교수님들과 상의해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편입생의 고충 줄이기 위해 편입생 협의회 TF 구성돼

지난해 2월 편입생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특별위원회로 활동을 시작했다. 협의회는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편입생들의 고충과 의견을 모아 학교와 학생 기구에게 건의하고, 편입생의 학업 증진과 학교 적응에 도움을 주기 위해 구성됐다.

협의회는 2019년 편입생 OT에서 편입생들에게 협의회의 존재를 알리며 활동을 시작했다. 협의회는 OT에서 편입생들을 단톡방에 초대해 학교 소식들을 전하고 편입생들의 모임을 주도해왔다. 이후 ▲편입생 MT ▲차담회 개최 ▲수강 정보 공유 ▲선후배의 만남▲대동제 단체 참석 ▲책 물려주기 등의 활동을 펼쳤다.

정 회장은“학교 전체에 대한 흐름, 분위기, 동아리 등 다른 대인관계에 있어서 알 수 있었다. 이것이 거미줄 퍼져나가듯 다른 것들도 알 수 있는 단초가 되었다”며 협의회의 활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 학우는 “협의회가 대학에 많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편입생은 단톡방에 들어가려면 자기가 발로 뛰어 들어가야 하고, 학교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 그러나 우리대학에는 협의회가 있어서 선배들이 끌어주고 알려주니 도움이 되었다. 특히 친해질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는 게 좋았다”고 말했다.

2학기 때 협의회 활동 부진

협의회가 1학기 때 활발한 활동을 펼쳤지만, 일부 편입생들은 1학기 이후 활동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선호 협의회 전 회장은 “1학기에는 처음 모였으니 친해지기 위해 여러 자리를 만들었다. 그러나 2학기에는 이미 친해져 딱히 (전체적인)모임을 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1학기에는 엠티, 단체 행사 참여, 친목 모임 등 여러 명의 편입생들이 함께하는 자리가 있었지만 2학기에는 그러한 활동이 없었다. 1학기가 지나며 서로 알게 된 편입생들끼리 모여 모임을 진행하는 정도에 그쳐 2학기 활동이 부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서 학우는 “후반부로 갈수록 모이지 않았다. 2학기 때 거의 안 모였던 것 같다”며 협의회의 활동을 돌아봤다. 이에 대해 정유석 학우는 “공식기구가 아니다 보니 재정, 장소가 협조가 안 된다. 그러다 보니 그때그때 모이는 경우가 잦았고, 활성화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협의회가 2학기 때 활성화 되지 못한 이유로 간부 역할을 하던 4학년들이 취업준비를 시작하며 협의회를 이끌지 못했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로 편입생 협의회 전 회장이었던 이 학우는 2학기 때 취업계를 냈다. 정 회장은 “협의회를 이끌어줄 다른 4학년들도 취업 준비를 시작하며 본의 아니게 활동이 저조해졌다”고 밝혔다.

편입생에게 학교와 학생회의 관심 필요

지난 34대 총학생회 바로의 공약 중 편입생들을 위한 공약은 없었다. 편입생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교무처에 묻자 교무처는 “잘 몰랐다, 앞으로 더 신경 쓸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편입생들에게) 더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편입생은 늘 발품을 팔고, 문을 두들기고 있다”며 학교나 학생회가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부탁했다. 이어 그는 “편입생 협의회가 공식기구가 되어 동방이라는 거점과 지원금이라는 실질적 요소가 필요하다. (협의회는) 단순히 술을 마시고 노는 단체가 아니다. 앞으로 할 활동들의 모든 목표는 성공회대학교 학생이자 편입생이라는 이중적인 정체성 안에서 융화와 조화가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다. 잘 봐주면 좋겠다”며 협의회의 공식기구 승인을 희망했다. 협의회는 추후 ▲편입생 단톡방 만들기 ▲스터디그룹 운영 ▲동아리 정보제공 ▲선후배 관계 맺기 ▲OT/MT 진행 ▲전공 서적 나눔 행사 등의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 밝혔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편입생들이 기존 학생들과의 다리 역할을 할 것이며 성공회대학교 학생으로의 정체성을 가지도록 도울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정 회장은 편입생들에게 학교와 학생회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희망했다.

우리대학 재학생 중 편입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적은 편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고충은 가려지고, 묵살되기 쉽다. 정 회장은 “편입생은 파편화되어있다. 각각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건의를 해도 안 먹힐거라 여겨진다. 소수다 보니까”라고 말했다. 박 학우는 “편입생은 뽑는 인원이 적기 때문에 지원이 적을 수밖에 없고 혜택을 받는 대상자가 적으니 주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편입생들은 스스로를 ‘낙동강 오리알’, ‘굴러들어온 돌’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편입생은 우리대학 곳곳에 존재하지만 그들에게 내밀어지는 손길은 많지 않다.

취재 | 박서연 기자
사진 | 류영서 기자

2020년도 3월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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