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장의 말] 퇴근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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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영 방송국장

 ‘성공회대 미디어센터’ 학보사와 방송국은 그 뿌리는 다르지만, 통합 후 미디어센터라는 이름 아래 하나의 공동체가 되었다. 학보는 300호를 발행하게 되었고, 방송국은 학보사 기자들과 협업해 영상을 제작했다. 이 기념비적인 ‘숫자’에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것은 최고의 행운이었다.

 지금에서야 의미를 둘 수 있는 이 ‘숫자’라는 것은 나에게 큰 장애물이었다. 과거의 나는 나이, 학년, 성적, 경력 등 의미 없는 숫자들로 스스로 편견 안에 가두었기 때문이다. 나를 가장 편견 없이, 순수하게 하나의 구성원으로 바라본 ‘성공회대 미디어센터’는 그러한 숫자가 필요 없는 곳이었다. 하고 싶은 일들을 가장 열정적으로 하며, 대학생으로서 낼 수 있는 집단지성을 이루는 곳이었다.

 수습기자와 평기자를 거쳐 운 좋게 방송국장이라는 직책을 맡게 되었다. 처음에는 자리에 대한 부담감에 나 자신을 의심하고 무시했다. 그러나 이 자리는 개인의 역량이나 책임자의 독단으로 채워지는 자리가 아니라 나의 결핍을 국원들의 아량과 생각들로 채우는 자리였다.

 결핍을 채워 오로지 나로서 존재하게 해준 미디어센터 방송국과 학보사 기자들, 편집국장과 센터장 그리고 전 특별고문 모두에게 감사하다.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고 이제 조금씩 손에서 펜과 마우스를 놓으니 손에 잡았던 일들이 끝나간다. 곧 한 학기 발행 일정이 마무리된다는 것을 생각하며 오늘도 퇴근한다. 매번 다가오는 퇴근 시간을 이제 마냥 기뻐할 수 없다는 사실에 꽤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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