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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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노동자, 농부, 종교인, 외국인, 어린이 등 5천 명의 시민들이 대학로로 모였다. “지금이 아니면 내일은 없다”며 기후위기에 대해 지금 당장 말하고, 행동할 것을 외쳤다. 지난달 23일 열린 유엔기후행동정상회의를 앞두고 전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의 심각성 인지를 촉구하는 기후파업을 진행했다.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기후위기 비상행동’도 기후파업의 일부다. 기후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그 피해는 가장 약한 존재에게 가장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016년 기후변화 연구기관 기후행동추적(CAT)은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석탄 발전 확대 등을 이유로 한국을 ‘기후 악당’국가로 지목했다. 

참여자가 든 손팻말에 “기후위기 서민에게 더 고통입니다”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불타는 지구 모형 앞에서 정부의 행동을 요구하는 시민들.
어린이들이 박스를 활용해 손팻말을 만들고 있다.

“과학자들은 말합니다. 지구 온도 상승이 1.5도를 넘어설 때,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정부와 기업, 국회와 언론은 이미 알고 있는 해답을 외면합니다. 경제성장률이 조금만 내려가도 호들갑스럽던 그들은, 한 번도 꺾인 적 없는 이산화탄소에는 너무나도 태연합니다. 우리는 묻습니다. 성장과 이윤, 생존과 안전, 과연 무엇이 우리 삶에 중요한 가치입니까?” (기후위기 비상행동 선언문 中)

대형 지구모형을 굴리고 있는 참여자들. 전 세계인이 한국인처럼 생태자원을 소비하면서 산다면 지구 3.3개가 필요하다.
기후위기 장례식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학생들. 거울을 영정사진 삼아 기후위기로 우리 모두가 죽을 수 있다는 의미를 전달했다.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참여한 시민들이 대학로에서 종각까지 행진했다.

이날 행진 대열 가장 앞에서 지구모형을 들고 걷던 우리대학 이승우(사회 2) 학우는 “한국에서도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있다.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참여자들은 시위의 끝에서 기후위기로 멸종된 생명들을 상징하는 ‘다이 인(Die-in)’ 퍼포먼스를 펼쳤다. 인간도 기후위기 앞에서 멸종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인간은 이미 멸종위기 종이다. 지금 행동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없다. 

글·사진 | 박서연 기자
취재지원 | 서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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