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적 질병, 불면증···“자고 싶다” 생각할수록 “잘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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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소리만 남은 깊은 밤, 스마트폰의 불빛이 파리한 얼굴을 비춘다. 습관처럼 유튜브를 보고, 아침까지 몇 시간 더 잘 수 있을지를 계산하다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에야 억지로 잠자리를 찾는다. 해가 뜰 때쯤, 겨우 눈을 붙인다. 낮 수업 내내 졸음에 잠겨 있다가 밤이 돼서는 잠들지 못한다. 불면증이다.

국민 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를 겪는 환자가 57만 명에 달했다. 5년 전보다 환자 수가 약 15만 명 이상 증가한 것이며, 그중 20대 청년층의 남성 환자가 특히 높은 추이(11.5%)의 증가세를 보였다.

청년 불면증과 환절기 불면증
건보공단은, 불면증의 원인으로 불안을 꼽는다. “일반적으로 불면은 불안과 연관이 있으며, 불안한 경험을 한 후에 혹은 불안이 예상되는 상황을 앞두고 악화되고, 슬픔이나 상실, 혹은 스트레스를 포함한 삶의 변화와 관계돼 발생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우울증 환자가 약 9만 8,000명으로 2012년의 약 5만3000명으로부터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청년 불면증은 이 시대 청년들이 마주한 사회 병리적 문제들을 드러내는 단편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불확실한 미래, 인간관계, 취업, 경제적인 불안과 걱정으로 뒤척이며 깊이 잠들지 못한다.
계절적인 영향도 있다. 환절기인 10월과 3월에 타 계절보다 수면장애 환자 수가 증가한다. 이는 환절기 불면증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태풍과 가을장마 등으로 인해 급격히 일조량이 줄고, 기온이 급변함에 따라 생기는 증세이다. 건보공단은 “환절기의 일조량 변화는 생체 리듬에 혼란을 일으켜 수면의 질을 낮출 수 있다. 겨울철 일조량이 줄어들면 낮에 졸음이 길어지는 것과 추운 날씨에 실내생활이 길어지는 것 또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혹시 나도 불면증?
불면증은 밤에 ▲잠들기 어려워하는 증상, ▲자주 잠에서 깨는 증상, ▲새벽에 너무 일찍 깨는 증상 모두를 의미한다. ▲잠을 자도 피곤한 느낌이 일주일에 3번 이상으로 3개월 이상 지속한다면 만성 불면증으로 진단되며, 이런 항목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낮에 졸음이 오거나 역류성 식도염 혹은 만성위염과 이유 모를 두통 등을 앓는 경우가 많다.
불면증은 마음만 편하게 먹으면 해결 가능한 것이므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 없다고 오해하기 쉽다. 불면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므로, 경우에 따라 전문 치료를 받지 않으면 우울증 같은 정신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기에 이는 매우 위험한 판단이다. 고로 불면 증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병원에 가서 진단받아보기를 추천한다. 지난해부터 수면 시 뇌파, 안구 운동, 근육 움직임, 호흡운동 등으로 수면장애를 진단하고 치료 방법을 정하는 수면다원검사, 수면장애 검사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었으니 참고하자.

깊은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 네가지

  1. 밤에 잠을 설쳤다고 해도 낮잠을 자면 안 된다. 자고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수면 리듬이 깨지지 않기 때문이다.
  2.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자려고 마냥 누워있지 말고 일어나서 움직이라. 우리의 뇌가 잠자리를 ‘그냥 누워있는 곳’이 아닌, ‘자는 곳’으로 인식할 수 있다.
  3. 새벽에 깼다면, 시계를 봐선 안 된다. 시계를 보거나 기상 시간까지 남은 시간을 계산하는 행위는, ‘바로 자야만 한다’라는 생각에 집중하게 만들어 더욱 잠들기 어렵다.
  4. 술을 피해야 한다. 술은 잠이 드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깊은 잠을 방해하여 결과적으로 불면증을 유발한다.

글 | 김지유 기자

김지유 기자
더불어 살아가는 것들은 모두 아름답다. 오늘처럼 힘겨운 날. 혼자 있던 누군가. 자기 속의 아이에게로 찾아가는구나. -황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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