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획] 경계 지을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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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도 채 되지 않는 소녀상과 일본 학생들의 거리. 이 좁은 거리조차 멀게만 느껴지는 지금, 이를 경계 짓는 것은 무엇인가.

서울주교좌성당에서 한일 양국 참가자들이 예배 후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한일 참가자들이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 재판 재현 장면을 참관하고 있다.
서대문형무소에 걸린 독립운동가 수형 기록표를 유심히 보고 있는 참가자들.

지난달 31일부터 8일까지 8박 9일간 성공회대학교와 일본 릿쿄대학교의 29명의 학생이 모여 한일교류캠프를 진행했다. 한일 학생들은 강화와 서울을 오가며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고 우정과 연대감을 형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의 언어가 조금은 낯설고 서툴지 모른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정확하게 전달됐는지, 활동 내내 미소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차별과 혐오 없는 세상 우리가 이루자’ 피켓을 들고 수요집회 발언을 집중해서 듣고 있는 한일 학생들.
각 학교 대표 참가자들이 ‘SEOUL&TOKYO’, ‘성공회대학교’가 새겨진 가방을 서로 전달하며 포옹했다.
송별회 자리에서 아쉬움을 보이는 릿쿄대 학생.

한일 무역 분쟁으로 양국의 관계는 악화하고 있다. ‘NO JAPAN’이라는 구호로 시작된 불매운동의 대상이 일본 제품뿐만 아니라 일본 전체로까지 확산하는 양상을 보인다. 한편 ‘성공회’로 맺어진 두 학교의 교류는 벌써 올해로 18년째 이어지고 있다. 한일 학생들은 서대문 형무소, 안중근의사기념관에 방문했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도 방문하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집회현장을 지켜봤다. 단순히 서로의 문화를 체험하고 가까워지는 것을 넘어, 아픈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일정의 마지막 날, 깐투치오의 노란 조명만이 밤늦게까지 빛났다. 송별회에서 한일 학생들이 서로가 준비한 선물을 주고받으며 함께한 소감을 나눴다. ‘마지막’을 실감한 학생들은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3년째 한일교류캠프의 통역을 맡은 릿쿄대학교 재학생 황태현 씨는 “지금 (한일 관계가) 제일 안 좋은 시기에 캠프에서 한일 학생들 모두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 한일 관계도 이런 조그마한 계기로 호전될 수 있지 않나 싶다”며 캠프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지금의 외교적 갈등과는 별개로, 교류를 위해 한국에 온 일본 학생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경계 지을 수 없다.

글·사진 | 류영서 기자
취재지원 | 김명진 특별고문, 박서연 기자, 서예원 기자 

류영서 기자
안녕하세요 저는 학보사 사진기자 류영서입니다. 생생한 현장을 그리고 사람을 담고 싶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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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솔

응원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영서 기자님의 기사를 접하길 기대하겠습니다!